인사혁신처가 공무원 인사카드를 직무와 역량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출신학교, 신체사항 등을 없애고 역량개발 지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직 사회에 만연한 학연, 지연, 중심의 밀어주기 인사를 혁파하겠다는 것이다. 공직 사회에서 실력 중심의 평가가 자리잡으면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이번 조치는 인사혁신처장의 또 다른 혁신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공직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했다. 어느 학교, 어느 지역 출신인지 등을 중심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문화가 만연했다. 이렇다 보니 인맥을 중심으로 밀고 당겨주는 끼리끼리 문화도 두터웠다. 실력보다는 평판이나 상관의 주관에 의해 평가가 이뤄지는 게 다반사였다. 이러다보니 공무원들은 성과보다 어느 줄에 서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동문이나 사적인 모임에 더 신경을 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반면 연줄이 없는 공직자는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인사기록카드 개편은 그런 점에서 인사혁신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성과 지표 항목을 중심으로 인사기록이 이뤄지면 더 이상 연줄에 기대는 문화도 크게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항목을 세분화하고 합리적으로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혁파해야 할 사안이 하나 더 있다. 고시 출신에 대한 암묵적인 인사 우대 문화다. 공직사화에서는 고시 출신이냐 아니냐에 따라 승진할 수 있는 직급이 사실상 결정된다. 고시 출신은 아무리 못해도 국장급 이상 승진할 수 있다. 반면 비고시 출신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올라 갈 수 있는 자리에 한계가 있다. 이왕 혁신의 칼을 뽑았으면 기수별로 서열화돼 있는 고시 우대 문화도 수술할 필요가 있다. 고시 한번으로 공직 운명이 결정되는 매커니즘은 `고인 물`에 비유할 수 있다. 공직 사회에서도 `9급 신화`나 `7급 신화`가 나와야 한다. 이근면 처장의 유리천장 깨기 제 2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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