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시행과 관련 밴 대리점 보존 수수료(전표수거료) 분담 비용에 대해 카드업계와 밴(VAN)업계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와 여신금융협회는 밴대리점 무서명 거래 도입에 발생하는 전표수거료에 대해 절반은 카드사, 절반은 밴사와 밴대리점이 부담하는 안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밴업계는 세부 분담안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고 오히려 밴사 공동으로 협상단을 꾸려 이를 카드업계에 통보할 계획이다.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는 보존수수료 절반을 카드사가 부담하고 밴대리점이 6원, 나머지 40%이상을 밴사가 부담하는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3자간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고 조만간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세부 협상에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밴업계는 세부 수수료 보존비용에 대한 협의가 되지 않았고 별도 협상단을 꾸려 협회 측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 보존 수수료를 절반씩 부담하는 부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중재 아래 카드사와 밴사는 무서명 거래 도입에 따른 밴대리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수료 보존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분담 비율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하겠다는 계획만 밝혔다.
우선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과 함께 무서명거래가 공익에 부합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밴업계가 공동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최근 보존 수수료 비율을 분담하는 것에 대해 밴업계도 최종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여신금융협회도 당사자간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카드사와 밴사간 이견은 크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밴업계는 전혀 합의가 되지 않았고 절반씩 부담하라는 중재안은 중소밴사 2~3곳이 도산 위기까지 갈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별도 협상단을 꾸려 세부 조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또 보존 수수료에 앞서 무서명 거래 시스템과 관련 공동 표준화가 되지 않아 시스템 표준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밴사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무서명 거래 도입에 따른 시스템 구동방식과 내부 관리체계가 다르고 표준안 없이 도입할 경우 단말기 값만 폭등시키는 시장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에 카드사 관계자는 “밴대리점, 밴사와 합의가 이뤄진 만큼 올 하반기에는 전국 가맹점에서 무서명 거래가 전면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혼란이 금융당국의 지나친 시장 간섭과 관치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무서명 거래에 따른 이해관계사가 많은 만큼 다소 의견이 다르더라도 처음부터 시장 참여자 간 협의로 가야한다는 지적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