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200명 가까운 책임자를 만났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빠른 대응을 원했습니다. 개발과 양산 과정에서 최적 솔루션을 원합니다. 여러 대 계측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솔루션 단위로 한꺼번에 제공받거나 대여하는 모델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시장과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 계측기 업계도 그에 맞는 `스피드업`이 필요합니다.”
최준호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한국 태생으로 일본과 미국에서 마케팅, 사업 개발 요직을 맡았다. 지난해 4월 아태 지역 총괄 사장으로 취임했다. 최 사장 관할 아래 한국, 일본 같은 전자산업 강국이 포진했다. 중국까지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키사이트 매출의 45%를 일으킨다. 전자 업계 변화 최전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을 상대한다.
그는 “아시아는 키사이트 매출의 45%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제조 생산뿐만 아니라 개발 면에서도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한국과 일본은 이런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25%, 일본은 50% 미만 비중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 고민은 전자 계측기 사업의 `솔루션화`다. 한 개 제품이 개발되는 데는 오실로스코프, 애널라이저 등 수많은 계측 장비가 동원된다. 전자설계자동화(EDA) 같은 개발 소프트웨어(SW)도 중요하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장비 복잡도가 함께 높아진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객은 더 빠른 대응을 요구한다. 개발 단계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장비, SW를 가져다 쓰던 것에서 프로젝트 맞춤형 솔루션 수요가 늘었다. 5G 통신장치 개발에 필요한 장비와 SW를 `턴키`로 요구하는 식이다.
최 사장은 “더 다양해지는 테스트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맞춤형 솔루션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자동차는 기구적 장치가 아닌 전자장치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측정 항목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키사이트가 내놓은 해법은 조직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는 제품군을 기준으로 조직을 나눴지만 올들어 타깃 산업별 솔루션 기준으로 재편했다. CSG(Communications Solution Group), ISG(Industrial Solutions Group), SSG(Service Solutions Group)로 나눴다.
최 사장은 “키사이트는 솔루션 회사로 변모하기 위해 조직 체계를 완전히 바꿨다”며 “본사 조직은 솔루션 별 3개 그룹으로 전면 개편을 마쳤고, 한국 조직도 점진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자 계측기 회사 중 유일하게 EDA 전문 SW를 갖춘 만큼 R&D부터 생산, 사후 지원에 이르기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맞춤형 솔루션 수요가 커지면 키사이트 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