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문가 좌담회]"대한민국 미래, 환경위성에서 찾아라"

오는 2019년상반기에 첫 번째 환경감시 센서가 탑재된 정지궤도 복합위성, 천리안 2B(이하 환경위성)가 발사된다. 최근 악화되는 대기환경으로부터 국민 건강과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환경탑재체 개발뿐만 아니라 국가환경위성센터 건립이 대한민국 우주환경 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위성의 본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개발한다. 탑재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테크놀로지스와 공동 개발한다.

정지궤도 환경위성 개발 및 자료 수신, 처리, 활용을 위한 지상국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위성 탑재체 개발 사업의 추진체계, 절차, 예산집행 등 체계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에 대한 기술 검토와 실현 가능성, 운영기반 확립 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주개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례가 없는 정지궤도 환경위성 개발을 우주경쟁력 평가 8위 국가인 우리나라가 시도하는 것에 위험 부담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전자신문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와 공동 주최로 환경위성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진단과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 주관은 남서울대 위성정보융합연구센터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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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가 주최한 `선진한국의 미래, 환경위성에서 찾는다` 진단과 해법을 찾는 우주 좌담회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참석자

김 준 연세대 지구환경위성연구단장

류장수 한국우주산업진흥협회장(AP우주항공 대표)

장임석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사업추진단장

안명환 이화여대 대기과학공학과 교수

은종원 남서울대 위성정보융합연구센터 소장

※사회 박희범 전자신문 전국부장

△사회(박희범 전국부장)=우리나라 환경위성 획득사업 배경과 비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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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임석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사업추진단장

△장임석(환경위성사업추진단장)=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청정 대기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오염이나 기후변화 등은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난제다.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 세계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 정보만으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완벽하게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역 차원의 감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대기환경은 전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도권에서만 미세먼지로 인한 사회 피해 비용이 연 12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국내 미세먼지 40∼60%가 주변국 영향이다.

우주개발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성을 통한 대기환경 관측이 가능해졌다. 발원지 확인, 이동 경로 파악, 정량 배출량과 이동량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주개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 비해 환경위성 수요가 더 크다.

△사회=해외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나.

△장임석=우주개발 선진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저궤도 환경위성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 한 번 관측하는 저궤도 위성의 한계로 인해 상시 대안이 될 수 없다. 위성자료 생산국이 아니면 실시간 활용이 불가능하다.

위성 보유국 중심으로 자료가 처리돼 타 지역 국가에는 불확실성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사된 대기환경 감시 위성 정확도는 자국 지역에서 정확도가 최적화돼 있다. 아시아 지역 정확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외국 위성의 관측 자료에 의존할 경우 우리의 관심 목표를 마음대로 관측할 수 없다.

환경위성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이러한 관측 수행과 관측 자료의 획득에서 독립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환경 관측 자료를 제공하면 외국 위성의 실시간 자료 공유를 요청하기 유리하고,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사회=위성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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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종원 남서울대 위성정보융합연구센터 소장

△은종원(남서울대 위성정보융합연구센터 소장)=선진국의 우주개발 시작을 보면 국가 수요에 따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후 우주산업이 만들어지면서 민간기업의 참여가 적극 이뤄졌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방향으로 우주개발이 전개돼야 한다. 정지궤도 기상, 해양, 환경 위성, 저궤도 기상위성, 환경위성, 방재위성, 농림응용위성 등 인공위성에 대한 국내 공공 수요 증가와 국내 공급의 경제성 문제 외에도 대외로 볼 때 아시아권 우주개발의 블록 형성 움직임에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

지구관측위성 탑재체는 대부분 미국, 프랑스 등 우주산업 강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탑재체는 개발할 때마다 성능 향상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진국 의존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환경, 기상, 해양 등 고성능 탑재체에 대한 국내 기술 개발 수준을 높이고, 자력 공급 능력 향상을 통해 위성산업 고도화를 도모해야 한다.

△사회=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문제점과 향후 산업화 육성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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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수 한국우주산업진흥협회장(AP우주항공 대표)

△류장수(한국우주산업진흥협회장)=환경위성 개발을 놓고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환경위성 제작 리스크를 들어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안다.

환경 및 기상위성은 상시의 즉각 관측이 필요한 분야다. 국민건강 등 삶의 질과 산업 활동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실시간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 등에 관한 정보를 직접 받는 것은 위성 영상 이미지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사항이다. 환경 안보 측면에서 봤을 때도 환경위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한 방송사가 주최한 국민건강 마라톤대회가 황사 때문에 큰 문제가 됐다. 미세먼지, 대기오염물질 농도 및 분포는 지역에 따라 실시간 변한다. 이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측정, 실시간 통보해 주는 환경위성의 필요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사회=환경위성 개발에 무엇이 필요한가.

△장임석=무엇보다 환경위성 개발 예산 확보,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등 기반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 범부처 및 국민의 환경위성 정보 활용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우주개발 추진을 위한 연구 역량, 전문 인력, 국제 협력 등 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다. 위성 정보 활용 역량 강화와 전문 인력 양성도 시급하다.

△사회=뒤늦게 시작한 우주개발, 어떻게 해야 하나.

△은종원=우주기술은 21세기에 가장 경쟁력 있는 미래 핵심 기술이다.

미국, 유럽 등 우주개발 선진국은 국가 안위 및 국가 위상 제고, 타 산업 파급효과 등의 논리로 우주 기술 개발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축적해 온 우주 기술이 몸속에 황금알을 품고 있는 거위였다면 통신방송, 기상 및 지구 관측,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재난방제통신, 발사서비스 기술은 거위가 낳는 황금알로 비유된다.

우리나라가 우주개발 후발주자로서 우주 강국인 미국이나 유럽의 독점시장인 우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외국 원조를 받던 후진국에서 자동차, 반도체,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룩한 저력이 있다. 충분히 세계 우주 시장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우리나라 위성 프로그램은 과학기술위성, 관측위성으로 대표되는 미래창조과학부 우주개발 프로그램, 통신방송 위성으로 대표되는 민간업체 프로그램, 군사용으로 대표되는 정찰위성 프로그램이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환경위성은 미국과 유럽에서 추진 중인 템포(TEMPO, 2019년 발사), 센티넬(Sentinel-4, 2020년 발사)과 함께 세계 3대 정지궤도 환경위성으로서의 위상을 지닐 것으로 기대한다. TEMPO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고 있는 북미 대륙 기후-대기환경 관측용 정지궤도 환경위성이다. 센티넬-4는 유럽우주국(ESA)이 추진하고 있는 위성이다.

국내에서 소요될 정지궤도복합위성 등의 탑재체가 국가 위성탑재체 프로그램과 별도로 해외에서 구매 또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면 기술 개발도 분산되기 때문에 비효율성이 우려된다.

지구관측위성 탑재체 개발 분야를 총괄하는 탑재체 개발 진흥 기본계획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사회=지금까지 우주개발의 하드웨어(HW)에 대한 논의였다면 이제는 개발되는 위성에 따른 활용 부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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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연세대 지구환경위성연구단장

△김준(연세대 지구환경위성연구단장)=환경위성이 제공하는 정보는 우선 공공 성격의 정보다. 대기환경 문제는 환경재 가운데 대표 공공재다. 대기오염은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사회에, 인접국가에 공유되는 속성이 있다.

환경자료는 국가별로 공개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만 공개하는 성향이 있다. 바로 여기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나 측정망이 없는 서해를 넘어오는 환경위성 대기오염 농도 정보 확보에 근본적인 가치를 두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전국 97개 시·군에 설치된 317개 관측망은 도시 대기, 도로변 대기, 국가 배경, 교외 대기 측정망 자료를 종합하고 있지만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국민이 단 한 명이라도 살고 있는 지역이면 어디든 조밀한 측정망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광화학스모그의 주요 인자인 오존은 256개 유효 측정소 가운데 8시간 환경 기준으로는 전체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1시간 환경 기준으로는 23%의 측정소가 측정을 못한다.

미세먼지 PM10(10㎛ 이하 먼지 입자)은 255개 유효 측정소 가운데 연평균 기준으로 38.8%, 24시간 기준으로 91.8%의 측정소에서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위성의 2차 가치는 환경위성에서 측정된 자료를 이용해 현재 대기질(미세먼지 및 오존) 예보의 정확도를 제고하는 데 있다.

3차 가치는 대기오염 문제에 노출되기 쉬운 노인, 유아, 호흡기 관련 질환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보건복지 차원의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밖의 부가가치 창출은 환경위성 센서 기술 확보를 통해 이동형 또는 소형 센서를 개발해 도로상 이동 차량의 배출가스 원격 감시, 가정에서의 가스 누출 조기 탐지 등에 활용하는 등 실생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회=위성에서 내려 받은 데이터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은종원=2019년 상반기에 발사될 환경위성은 지구에서 약 3만6000㎞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빅데이터를 생산, 환경위성지상국으로 송신한다. 그때 환경위성지상국은 하루에 약 285.5기가바이트에 이르는 막대한 자료를 처리하게 된다.

현재 빅데이터를 가장 적극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데이터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품질이 좋아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 보건의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한다.

공공 부문의 빅데이터 활용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위성기술 및 IT 발전으로 인해 빅테이터 처리·보관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위성자료의 효과적인 처리와 분석이 가능해졌다.

향후 빅데이터 기술 확보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사회=민간 참여 외에도 경제성이나 국산화 문제는 없나.

△류장수=이번 천리안 2호기 사업에서는 환경, 기상, 해양탑재체가 실린다. 위성개발 비용의 3분의 1 이상은 해외 업체로 지급되는 비용이다. 한 번 올리는 탑재체라면 경제성이나 산업 측면에서 개발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지만 천리안 위성 시리즈는 국민 건강을 위해 임무 수명이 끝나는 시점에 지속 반복해서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본다.

국가전략기술 확보 차원의 국산화와 고급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환경위성은 지속 사용해야 하는 위성이기 때문에 국산화를 통한 우주산업 육성도 필수 불가결하다.

위성 본체는 미약하지만 우주 핵심기술 개발 사업으로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광학 탑재체 외에는 공동개발 형태라고는 하지만 환경, 기상, 해양 탑재체뿐만 아니라 저궤도 탑재체(SAR, IR 등)도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탑재체의 국내 산업화를 위해서는 납기가 정해진 탑재체 확보 사업과 별도로 우주 핵심기술 개발 사업과 같은 국산화 프로젝트를 통해 선 개발, 후 충분한 검증을 거쳐 위성 사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체계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천리안2는 처음 개발되는 환경탑재체임에도 해외 구매가 아닌 공동 개발로 이뤄지는 점, 차기 환경탑재체는 국내 주도 개발을 목표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산업체에서는 수요가 낮은 우주개발 사업의 경제성보다 장기 시각으로 기업 자체 기술력의 강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사회=환경부는 2019년 상반기에 발사될 정지궤도 환경위성 자료 수신을 위한 환경위성지상국, 국가환경위성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위성 지상국 운용을 위한 기술 습득 방안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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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환 이화여대 대기과학공학과 교수

△안명환(이화여대 교수)=우선 위성자료의 제대로 된 활용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필요하다. 이를 전담할 수 있는 국가환경위성센터 신설은 올바른 정책 방향인 것으로 보인다.

환경위성센터의 정상 운영을 위해서는 3박자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안테나 및 컴퓨터 등을 포함한 HW, 관측된 위성원시자료를 처리하고 가치가 추가된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 이들을 운용하는 전문 인력이다.

HW는 예산을 확보하고 기존의 유사 센터 경험을 활용하면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구축할 수 있다. SW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수행하는 지상국 개발 사업과 알고리즘 연구단에서 수행하는 연구 결과의 활용을 통해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운영하고 활용할 전문 인력은 하루아침에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국가환경위성센터는 현업 운영기관으로, 24시간 항상 운영돼야 한다.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응할 특화된 전문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이들 전문 인력을 개발 과정에 조기 참여시키는 것도 시급하다.

또한 산출 자료 활용, 융합 활용, 사용자 제공 등과 같은 분야의 업무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부터 사업을 발굴하면서 센터 구축 사업과 함께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작 단계에서부터 전담 인력을 참여시키는 것이 현업 운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교육훈련 수단이다.

결론적으로 현업 운영 센터를 위한 핵심 요원의 교육훈련은 각 시스템 개발 참여 과정에서 얻게 되는 직접 경험이 핵심이어야 한다. 다만 개발 과정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자료 활용을 위한 기초기술, 현업운영기술, 실시간 처리기술 등을 위해서는 국내외 전문기관에서의 연수나 국가기상위성센터 같은 기존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교육훈련에 적극 참여하는 것과 같은 특화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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