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정상회담]교역 복원 일등공신은 ICT…앞으로가 더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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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오전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상생·동반성장 파트너 관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하기로 했다. <청와대 제공>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란과의 교역 확대에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스마트 물관리, 해수담수화,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분야 신산업 협력이 크게 확대됐다. 이란 최고 통치권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과학기술에서 한국이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이를 진심으로 배우길 희망한다”며 우리나라를 `벤치마킹 국가`로 지목했다. 양국 협력 견인에 과학기술·ICT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관련기사 6·8·18면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으로 국내 기업과 이란 간 대규모 경제 협력이 체결됐다. 2일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기업 역시 사업 구체화를 위해 실무진 간 미팅을 이어 갔다. 3일에는 양국 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한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도 열려 기업 간 교류 협력 폭을 넓혔다.

SK텔레콤은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이란 IoT 시장에 진출한다. 이란 에너지부, 국영가스공사와 IoT 사업협력 MOU를 교환하고 테헤란 지역 등 5000가구를 대상으로 원격 검침이 가능한 로라(LoRa) 기반 스마트 가스검침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 이란은 SK텔레콤이 상반기 로라 기반 IoT 전국망을 세계 최초로 구축한다는 계획에 비상한 관심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KT는 이란 국영통신사 TCI와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2일 MOU를 교환한 데 이어 3일 황창규 회장이 이란 정보통신부 고위 당국자를 만나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란은 심각한 환경 문제 해결에 우리나라의 ICT 접목을 요청했다. 이란은 공·농업용수, 식수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세계 기술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와 손잡기로 했다.

전기자동차 분야의 협력도 강화한다. 이란은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국제 기준의 일곱 배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양국은 테헤란의 노후 택시를 하이브리드 택시로 교체하기로 했으며, 다양한 분야로 확대 도입키로 했다.

바이오매스 기술을 이용해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프로젝트에서도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전력망 효율 향상, 스마트그리드 등 사업에서도 잠재 성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전문가 교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이란 기업의 기술혁신·국제협력을 전담 지원하는 이란 기술혁신청(CITC)과 중소·중견기업 산업기술 협력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글로벌 산업기술나눔 사업(TASK)`으로 우리나라 기업 기술 전문가가 이란 기업의 생산 현장 기술 고충을 해결하는 `핀포인트` 기술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전날 진행된 한·이란 비즈니스 1대1 상담회에서도 31건 5억3700만달러(6114억원) 규모의 사업 협력을 체결하는 등 역대 순방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홍채 인식 보안 USB 전문 기업인 아이리시스는 중동 지역 금융결제시장 최대 기업인 P사와 ATM에 탑재되는 보안장비 모듈 100만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한·이란 간 교류·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현지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자본력, 이란의 풍부한 자원이 상호보완적으로 잘 결합되면 훌륭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ICT 분야에서 양국 간 IT협력위가 재개돼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헤란(이란)=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