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지만…관찰대상국 돼 수출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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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조작 관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무역 제재를 받는 환율조작국인 `심층분석대상국` 지정은 피했지만 미국이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라고 압박해 수출에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

미 재무부는 30일(한국시각) 의회에 제출하는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정책 보고서`를 홈페이지(treasury.gov)에 게시했다.

미 재무장관은 종합무역법과 지난 2월 발효된 교역촉진법에 따라 반기별로 주요교역국 경제·환율 정책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 이번 보고서부터 교역촉진법에 따른 심층평가를 포함했다.

재무부는 △현저한 대미(對美)흑자 △상당한 경상흑자 △지속적 일방향 시장개입국 여부를 심층분석을 실시했다. 평가 결과 심층분석 대상 요건 3개를 모두 충족한 국가는 없었다. 하지만 3개 중 2개 요건을 충족하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대만, 독일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미 재무부는 우리나라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이유로 상당한 경상흑자,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를 꼽았다. 하지만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개입`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심층분석대상국 지정에서 제외했다.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이 환율 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해당국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금지하는 제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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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에 따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흑자는 2014년 6.0%에서 지난해 7.7%로 증가했다. 전체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는 에너지, 상품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미 무역흑자는 작년 하반기 137억달러로, 서비스수지를 포함하면 68억달러로 흑자폭이 감소한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한국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 원화 절상·절하를 모두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260억달러 매도 개입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고 사항으로 제한적 시장개입,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내수활성화를 꼽았다. 외환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환경 발생시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 원화절상은 비교역 부문으로의 자원 재분배로 수출에 과도한 의존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환운용 투명성을 높이고, 내수활성화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심층분석대상국 지정은 피했지만 주요 감시대상으로 지목돼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수출이 지속 부진한 상황에서 미 재무부 권고대로 원화절상이 이뤄지면 우리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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