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면 가솔린차는 사라질 것이다. 미래 시장을 이끌어가는 콘텐츠, 소프트웨어, 인터넷, 전기차 등 신산업에 미래가 있다. 중국에는 40조~50조원에 이르는 벤처캐피털이 있다. 제조업이 무너지는 한국은 이제 벤처투자 천국이 돼야 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증권업은 성장산업이다”며 미래에셋대우 임원들에게 던진 말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신산업 투자 밑그림을 그려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산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증권사가 신기술사업금융업을 겸영할 수 있게 되면서 대형 증권사의 적극적인 벤처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10월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가장 주목할 대상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7조7500억원에 이르는 자기자본을 갖추게 된다. 투자여력이 그만큼 많다.
미래에셋그룹에선 미래에셋증권 자회사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코스콤과 200억원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신산업 투자와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투자 밑그림을 새롭게 그리는 단계”라며 “상반기 내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특화증권사에 선정된 키움증권은 벤처 금융회사에서 출발한 만큼 중소벤처 투자에 관심이 많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창업단계부터 상장(IPO)과 상장 이후까지 지원해 중소·벤처기업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중소·벤처기업과 투자회사(VC), 유관기관, 키움이 함께 만들어가는 `키움 중소·벤처 성장생태계`를 지속 확장·발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종합금융사 자격을 가진 한국투자증권도 현재 자회사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전개 중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지난해 말 운용규모는 1조4407억원에 이른다. 18개 벤처조합과 중국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2개 런민비(RMB)펀드, 3개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운용중이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도 신기술사업 금융업 진출을 적극 타진 중이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각각 “25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므로 이제 등록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벤처기업도 증권사 신산업 투자를 반겼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벤처투자가 2조858억원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신산업 벤처와 스타트업은 배고픈 게 현실”이라며 “증권사가 모험자본에 적극 투자한다면 벤처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벤처펀드 투자 추이 (단위 억원, 개, 자료 중소기업청)>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