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연합(EU)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이란은 세계가 주목하는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37년간 채워진 빗장에서 벗어나 사실상 국가 재건에 준하는 `리빌딩`에 나서면서다. 이란은 2020년 3월을 목표로 제6차 경제개발 5개년을 추진한다. 역내 산업화가 핵심이다. 각종 화학플랜트, 댐, 담수설비 등 대형건설 프로젝트가 쏟아진다. 아살루야(Assalluyeh) 경제특구 개발 등 초대형 프로젝트도 줄을 섰다. 이란이 현재 진행하거나 계획 중인 프로젝트 규모는 2436억달러에 달한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와 더불어 중동 최대 프로젝트 발주국위상을 갖춘다.
에너지 자원 보유량은 천문학적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간한 `세계 에너지 통계리뷰 2015`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란 원유 매장량은 1578억배럴로 세계 4위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1201.4Tcf(조 입방 피트)로 1위다. 경제 재건에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할 가장 확실한 창구다. 이란은 가스와 정유 등 원유 관련 시설 개·보수 및 신설에 앞으로 최대 1450억 달러(175조45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 국내총생산(GDP)은 4132억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2위다. 인구는 8000만명이 넘는다. 세계에서 18번째로 많다. 국내 수요 물품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연간 240억달러 이상의 원료, 자본재, 완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전형적 수입 시장 구조다.
한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이란은 우리나라 최대 중동 교역국이다. 지난해 기준 이란 수출총액은 34억달러다. 철강, 석유화학, 가전, 조선해운, 자동차, 의료, 정보기술(IT) 수요가 많다. 가전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코트라는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55억달러 가운데 절반이 이란으로 재수출된다고 추정했다. 이를 감안한 이란 수출액은 58억달러 이상이다. 중동·아프리카를 포함하면 사우디아라비아(87억달러) 다음이다. 지리적으로는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로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 지역에 위치했다. 우리나는 지난해 6억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이란을 통해 중앙아시아로 재수출했다. 정유·석유화학이 주력산업군에 포진했고 세계 2위의 천연가스 수입국인 우리나라 상황까지 감안하면 이란은 생기를 잃은 한국 경제에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세계 각국도 이란 진출에 속도를 낸다. 올해 이란 정부가 예상하는 해외 유입 투자자금은 450억달러다. 이탈리아의 건설업체 마이레테크니몬트가 최근 이란 정부와 10억유로 규모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일본의 미쓰이화학은 이란 정부와 40억달러 규모 석유화학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 이란 현황 (자료: 코트라)>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