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기째 흑자행진 현대오일뱅크, 1조 투자해 수익성 더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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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올해 1조원을 투자해 고도화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혼합자일렌 플랜트를 준공한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야경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신규 설비 구축·업그레이드에 1조원을 투자한다. 원유 처리량이 30% 가량 늘고 고도화 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40%를 웃돈다. 원유 도입 비용 하락과 영업이익률 개선에 투자 초점을 맞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까지 포함해 고도화설비 업그레이드,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에 총 1조원을 쏟아붓는다. 우선 2018년까지 고도화설비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이 부분 투자액으로 올해 1310억원이 배정됐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고도화 비율은 현재로서도 업계 최고 수준인 39.1%이지만, 40%를 훌쩍 넘어선다.

자회사 현대케미칼은 5620억원을 투자해 하반기 혼합자일렌 플랜트를 완성한다. 총 1조2000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로 지난 2014년 11월 착공했다.

올해 하반기 공장 가동과 함께 연간 100만톤 혼합자일렌을 생산해 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 자회사 현대코스모에 공급한다. 항공유·등유 등 제품은 현대오일뱅크가 전량 수출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투자로 경쟁사와 정제 설비 용량 격차가 줄고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가 총 70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2014 매분기 홀로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올해 1분기까지 1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고도화비율이 이런 흑자행진 비결로 꼽힌다. 고도화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저가 벙커C 등 중질유를 다시 휘발유, 경유 등 고가 경질유 제품으로 재처리하는 공정이다. 중질유 가격이 일반 원유 보다 배럴당 7~8달러 정도 낮기 때문에 이를 처리해 경질유 제품을 생산할수록 이익이 남는다. 고도화비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초중질유 도입량을 늘릴 수 있다. 원료 경쟁력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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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제2고도화설비 중 발전설비 전경.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1년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제2고도화 설비를 준공한 이후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정유사업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1년 3.1%를 기록한 뒤 지난해 4분기까지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 투자에 이어 2018년까지 고도화비율을 40%대 중반까지 끌어올려 마진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혼합자일렌 플랜트 준공으로 하루 13만 배럴 콘덴세이트를 정제하게 돼 원유처리량이 1일 39만 배럴에서 52만 배럴로 늘어난다. 최근 이란이 컨덴세이트를 중심으로 원유 수출량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서방 사회 경제제재 아래서도 이란과 거래를 유지해 왔다. 카타르 독점 컨덴세이트 시장에서 이란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고도화비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는 동시에 화학사업 확대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나가고 있다”며 “대산공장 앞 공유수면 매립으로 사업 부지를 마련하고 기존 생산설비 유지·보수하는데 약 3000억원이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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