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대 경제 수장들이 기업 구조조정에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기업 부실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구조조정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저녁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역대 부총리·장관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선배 부총리·장관에게 경제정책 관련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역대 경제 수장들은 기업 구조조정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부실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을 물어야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 주력산업인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등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전 부총리는 “사실 우리의 산업 구조조정은 벌써 끝났어야 한다”며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가 항상 우리 경제를 옥죄어 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단호한 의지와 확고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전에 충분한 대국민 설득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진념 전 부총리는 “정책방향은 전반적으로 잘 잡았지만 원인 규명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경영진, 노동자, 채권은행단 등이 관리를 잘 했는지 분명히 가려서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이 낭비되고 있는 게 적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정책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 부총리의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며, 정책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해야 개혁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시행령이나 공무원 행태 변화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조언했다. 소득분배는 직접적 소득이전 정책보다 교육훈련 등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제기·논의된 내용을 향후 경제정책방향 수립시 소중한 제언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승윤·홍재형 전 부총리(경제기획원), 사공일·정영의·이용만·박재윤 전 장관(재무부), 강경식·임창열 전 부총리(재정경제원), 진념·김진표·한덕수 전 부총리(재정경제부),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전 장관, 현오석·최경환 전 부총리(기재부) 등 18명이 참석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