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국내 스타트업들, 이름도 남다르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사명을 찾는 것이 기발한 마케팅과 독창적인 서비스만큼이나 중요하다. 기업 명칭에는 창업 철학이나 포부를 담기도 하고, 설립자의 이름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이라면 사명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대한 일일 터. 최근 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의 이름 속 숨은 스토리를 모아봤다.
최근 서울 시내버스 운전석 뒤에 놓인 TV를 통해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노출시키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얍(YAP)은 통합 O2O 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2014년 6월 국내 최초로 비콘을 상용화한 얍은 쿠폰, 할인혜택 등 정보를 사용자의 동선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특히 여타의 비콘 활용 애플리케이션과는 달리 자체적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비콘 기술을 기반으로, 무차별한 스팸성 메시지를 발송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얍의 기업명에는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까? ‘YAP’을 거꾸로 읽으면 ‘PAY’, 즉 ‘지불’을 뜻하는 단어인데 기존의 소비방식을 뒤집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고 역시 현명한 소비생활을 돕는다는 브랜드 철학에 맞게 영리한 동물의 상징인 여우를 형상화 했다. 철자 ‘P’에는 여우 꼬리 모양을 담았고, 여우를 연상시키는 주황색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로고를 옆으로 돌려보면 여우 얼굴과 유사한 형태를 띤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위트를 더했다. 얍컴퍼니 관계자는 “직관적 고객 인지와 커머스에 관한 다양한 의미 전달을 염두에 둔 것이다”고 덧붙였다.
기술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자, ‘비바리퍼블리카’
최근 26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주목을 끈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 사명 뒤에도 숨은 뜻이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대중의 구호로 쓰인 라틴어로, 우리말로 하면 ‘공화국 만세’라는 뜻이다. 즉,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 그래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기업의 철학을 담아낸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제공하고 있는 간편송금 ‘토스(Toss)’ 서비스명의 유래도 알고 보면 더 쉽게 와 닿는다. 단어 그대로 ‘배구공을 가볍게 토스하듯이 쉽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안카드 입력이나 공인인증서 없이도 금액과 받는 사람, 암호 입력 등 단 3단계만 거치면 가볍게 `토스`하듯 송금이 끝난다. 송금 직전 사기 의심 계좌 조회 등 편의 기능도 눈에 띈다. 서비스 구동시 마치 공이 날아가는 듯한 포물선이 화면에 그려져, 돈을 쉽게 전달해주는 서비스라는 점을 상징한다.
음악을 포장해 전달하는, ‘비트패킹컴퍼니’
거리 이름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기업도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를 제공하는 ‘비트패킹컴퍼니’가 대표적이다. 도매 정육시장으로 유명해 이름이 붙여진 미국 맨해튼의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에서 영감을 얻었다. 고기를 포장해주듯 음악을 포장해 원하는 이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기업의 이념을 사명에 담은 셈이다.
‘비트’는 국내 최초의 광고기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스트리밍 라디오’의 대표 주자다. 애플리케이션만 다운받으면 상황별, 계절별, 가수별 등 다양한 음악채널을 통해 무료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무료로 음악을 듣고 회사는 음악 사이에 광고를 넣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원하는 곡을 다시 듣거나 다운로드 받을 때만 요금을 내면 된다. 특히 라디오의 특성을 그대로 차용해, 귀찮은 선곡 과정 없이도 전문가가 선곡한 리스트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