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필요하다면 `OLED 동맹`이라도 맺어야

LG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6개월가량 앞당긴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올 상반기 안에 설비 발주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GD는 플렉시블 OLED의 연내 투자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핵심 공정장비인 유기물 증착장비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도키 장비 일부를 공급받기로 하고 조만간 투자를 시작하는 경북 구미 라인에 국산 장비를 공급하기로 함으로써 조기 투자가 가능해졌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내리막길을 걷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달리 OLED 패널은 성장세다. 중국은 LCD 패널 공급 과잉이 심화돼 OELD 투자를 재촉하는 모양새다. 중소형 OLED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삼성은 하반기에 주로 TV용으로 사용하는 대형 OLED 설비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LGD는 지난해 8월 OLED 분야에 2018년까지 1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11월에는 경기도 파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OLED 중심 P10 공장을 1조8400억원을 들여 건설키로 결정했다. 또 자동차와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할 것으로 보이는 구미 E5라인 건설에 1조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LGD가 OLED 투자 시기를 늦추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OLED 패널 분야는 D램 반도체와 함께 세계에서 1등을 달리는 몇 안 되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다. LG는 TV용 대형 패널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있다. 삼성은 중소형 패널에서 최강자다. LCD에 이어 OLED에서도 디스플레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것이다.

최근 LG와 삼성은 OLED 미래 기술을 보유한 일본 벤처기업 `큐럭스`에 공동으로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크지 않지만 손을 잡은 첫 사례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기업들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려면 국내 기업끼리라도 선의의 경쟁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필요하다면 과감히 손을 잡아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