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클라우드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VM웨어와 손잡고 서버 기반 가상화 분야에서 국제공통평가기준(CC)인증을 획득했다. VM웨어 기반 기술에 국내 중기 기술을 융합한 제품이다. 외산 일색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변화 바람이 일지 주목된다.
25일 일아오픈은 데스크톱가상화(VDI) 제품 엔트리(nTree) V 제품이 IT보안인증사무국으로부터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EAL2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엔트리V는 국내 중소 업체인 일아오픈과 VM웨어 기술이 더해진 융합형 VDI 제품이다.
일아오픈은 3년 전 자체 연구개발(R&D) 인력을 꾸려 VDI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VDI 가상화 엔진(하이퍼바이저)으로 VM웨어 `브이스피어` 기술을 적용했다. 지난해 첫 융합 제품 엔트리 V를 출시했다. 엔트리V는 VM웨어 가상화 엔진 기술이 국내 CC 인증을 받은 첫 사례를 만들었다.
일아오픈 관계자는 “가상화 엔진 기술은 VM웨어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기반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 없다면 핵심 기술을 차용해 새롭게 우리만의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목표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 모델은 국내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SW) 업계에 여러 시사점을 준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외산 제품 쏠림 현상을 줄이는 단초를 마련했다.
국내 VDI 시장은 VM웨어와 시트릭스 외산 제품이 독식 중이다. 엔트리V는 VM웨어 엔진 기술을 적용한 국산 제품이다. 엔진 기술 라이선스 비용을 VM웨어에 지불해야 하지만, 전체 금액 중 30%를 넘지 않는다. 엔트리V 제품이 외산 틈바구니 속에서 국산 클라우드 제품 도입 길을 열었다.
외산 클라우드 업계가 공공시장을 뚫을 수 있는 모델도 만들었다. 클라우드법이 통과한 후 외산 클라우드 업계에 `CC인증`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최근 확정한 고시에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구축 시 국내외 CC인증을 허용했지만, 대부분 국내 CC인증을 요구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CC인증을 받기 위해선 소스코드나 핵심 기술을 우리 정부에 공개해야 한다. 글로벌 기준을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이 국내 CC 인증을 받기란 사실상 어렵다. 자체 CC 인증이 어렵다면 엔트리V제품처럼 국내 기업과 협력으로 우회적 CC인증 확보도 가능해졌다.
외산 시장에 손 놓고 있던 토종 SW 업계에도 좋은 모델을 제시했다.
엔트리는 중소기업인 일아오픈 회사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사는 자체 제품 개발 필요성을 느끼고 중고급 인력 10여명 이상을 채용해 3년 이상 연구소를 운영했다.
SW 업계 관계자는 “이미 외산 SW가 점령한 시장인데 어차피 해봤자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며 “차용할 기술을 차용하되 새롭게 국산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