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E1, 파나마운하 열려도 북미LPG 도입 당장은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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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로 북미산 LPG 도입의 길이 열렸지만 당장 국내 비중이 늘진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운하 확장 공사가 끝나면서 북미 액화석유가스(LPG)를 우리나라에 들여올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당장 실현되진 않을 전망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중동산 LPG 가격이 많이 내리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PG 양대 수입사 SK가스와 E1은 파나마 운하가 열려도 당장은 북미 LPG를 도입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양사는 미국 휴스턴 지사를 통해 거래선을 물색하고 있지만 적극적 자세를 취하진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LPG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북미산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발표한 중동 LPG(프로판) CP(기준가격)는 톤당 290달러다. 북미 지역 LPG 공식 판가는 공표되지 않는다.

LPG 수입사가 개별 거래선을 통해 파악한 가격은 현재 중동산 대비 5%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산 LPG가격이 급락한데 반해 셰일가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북미 LPG 하락폭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 CP는 지난 2014년 6월 톤당 835달러에서 수직 하락해 지난달 3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는 북미 LPG 가격이 적어도 20% 이상 낮아야 국내 도입을 타진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 2013년 E1이 미국 가스기업인 엔터프라이즈와 연간 18만톤 규모 구매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가격이 중동산 대비 20% 가량 낮았다. 하지만 운송비 등을 감안한 총 도입비용을 산정한 결과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해외 트레이딩 물량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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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산 LPG 국내 도입이 당장 이뤄지지 않아도 중동산 LPG를 견제하는 효과는 우리 기업에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LPG 수입사 관계자는 “2년 전 북미 LPG 가격이라면 파나마 운하 개통 이후 도입량을 크게 늘렸겠지만 지금은 중동산 대비 전체 도입 비용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중동, 아시아 지역 간 운송비까지 많이 떨어진 상태라 현재로선 북미산 LPG 도입은 후순위로 밀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사 관계자는 “파나마운하 사용비 등 아직 불확실 요소가 많고 북미 LPG 가격 자체도 지금은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며 “다만 상황에 따라 북미 LPG 국내 도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면 중동산 제품 가격 견제 효과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파나마운하는 공사 전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4500TEU(TEU는 6m길이 컨테이너 1개)까지 통과했다. 확장 공사로 최대 1만4000TEU 선박도 통과할 수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뱃길은 50일에서 30일 정도로 줄어들어 수송비가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북미산 LPG 구매로 현재 70~80%에 달하는 중동산 LPG 도입 비중을 낮추고 협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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