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중소형 원전 `스마트(SMART)`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동맹이 두터워지고 있다. 재료연구소에 이어 한국전력기술도 사업 참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스마트원전 설계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다. 두 기관은 이달 안에 정식 계약을 맺고 설계 작업에 들어간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으로 스마트원전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지 1년 만에 사우디 수출 실질 작업에 착수하는 것이다.
이 계약은 스마트원전 주변 플랜트 설비 및 보조설비(BOP) 설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한전기술은 스마트원전에서 원자로 등 핵심 기기를 둘러싼 배관, 터빈, 발전기 등 설계 작업을 맡는다. 계약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발주자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9월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 간 스마트원전 건설 전 상세설계(PPE) 협약을 체결했다. 설계 기간은 3년이며, 한전기술과 계약을 맺으면 바로 제작 일정에 들어간다. 한전기술은 대형 발전 플랜트와 1GW 이상급 대형 원전에 이어 중소형 원전까지 설계 실적을 확보하게 된다.
두 기관의 계약 추진은 단순히 설계 작업 시작을 넘어 스마트원전 분야 한전 그룹사 첫 공식 참여와 수익성 논란 해소의 의미도 있다. 그동안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련 업계는 한국형 스마트원전 수출사업화를 위해 한전그룹사의 참여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한전기술 역시 사우디와 스마트원전 파트너십 체결 이후 국익 차원에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
과거 한전이 스마트원전 사업을 미룬 이유는 실제 시장성과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우디가 현지 건설에 의지를 보이고 PPE 사업에 투입되는 1억3000만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에서 1억달러를 약속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향후 사우디 스마트원전 사업에 관련 기관 참여가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 단계에서는 건설 관련 시공사(EPC), 운영 유지보수 단계에서는 한전KPS, 마케팅 단계에서는 한국전력 참여가 예상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한전기술과 사우디 스마트원전 BOP 설계 계약이 최종 막바지 단계”라면서 “가능한 계약 작업에 속도를 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