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2]산업혁신계 의석수 `10%의 벽`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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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벽을 깨라.`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국회에 입성할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산업·금융·기업가 출신(범 산업혁신계) 의원 수가 `10% 벽`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 전체 의석 수 300석 중 10%인 30석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다. 입법 등 기준과는 무관한 숫자이지만, 상징적으로 국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력이 될 수 있는가가 판가름 난다.

◇여야 `지역구+비례` 합쳐 30석 넘어설까

전자신문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후보자까지는 이공계·과기·ICT 출신자를 묶어 과기·ICT 인사로 통칭했다. 하지만 이후 사회 전 분야 혁신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이공계 출신이나 ICT 경력만으로 이들 후보 장점을 특징지을 수 없다고 판단해 이들까지 다 포괄하는 `산업혁신계` 개념을 활용했다. 정부에서 산업·경제·금융 정책까지 펼친 인사를 이 범주에 포함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범위로 집계한 결과, 4·13총선에 지역구에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주요 3당과 무소속으로 산업혁신계 인사 32명이 금배지를 노린다.

새누리에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출마한 전하진 후보(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와 부산 기장군에 나선 윤상직 후보(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 대표적이다. 김희정 전 인터넷진흥원장은 부산 연제구에 출마했다. 더민주에서는 양향자 광주 서구을 후보(전 삼성전자 상무)와 김병관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웹젠 이사회 의장), 유영민 부산 해운대 후보(전 LG CNS 부사장) 등이 꼽힌다. 국민의당에선 서울 노원병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에선 대구 북구갑 권은희 후보(전 KT 상무)가 대표적 인사로 분류됐다.

과기·ICT 인사를 중심으로 집계했던 17대~19대까지 대체로 `3%율`이 적용돼 왔다. 과기·ICT 출신 지역구 의원수를 헤아려 보면 17대 9명, 18대 11명, 19대 11명 수준이었다. 전체 의석 수 3% 안팎이다. 이번 4·13 총선 지역구에 출마한 산업혁신계 인사 32명은 전국 지역구 출마자의 약 3.3%에 해당한다. 이들 중 얼마나 국회에 입성해 비례대표 안정권에 있는 후보들과 합쳐져 최종 의석 전체 10%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17~19대 국회 과기·ICT 당선자는 회기 때마다 전체 3%가량을 오갔으나, 이 기간 ICT 관련 법안 통과는 17대 84건, 18대 100건, 19대 175건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의원 수와 상관없이 늘어나는 입법 과정에서 전문가적 시각과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방향이 잡힐 수 있다.

◇전문성 갖춘 비례대표 당선자 많아야

`10% 벽`을 넘기 위해선 비례대표 당선자도 많아야 한다.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다 보니 지역구에선 아무래도 정치인과 맞대결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17대~19대에서 과기·ICT계 비례대표 의원은 여야를 합쳐 고작 3~5명 정도씩 나왔다. 이번 여야 주요 3당이 비례대표 1번에 이공계·과학기술 인사를 앉히며 기대감을 이전보다 높였다. 1번 이외에도 각 당 안정권에 총 9명가량이 배치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산업혁신계 인사 의석 수가 `10% 벽`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누리는 송희경 클라우드산업협회장(KT 전무)을 앞세웠다. 송 회장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으로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전문가다. 6번 김규환 국가품질명장, 8번 김성태 전 정보화진흥원(NIA) 원장, 17번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9번 조명희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이 주목된다.

더민주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1번에 내정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는 등 연구전문가로 분류된다.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도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비례 1·2번이 모두 과학기술계 출신이다. 1번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진공측정 전문가`로 1984년 연세대 대학원 시절 표준과학연구원에 `공채여성 연구원 1호`로 발을 들여놨다. 2번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기초과학연구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과학계 추천인사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내 27개 과학기술단체 모임인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은 비례대표 선정 시 과기전문가 비율 20% 이상을 요구했지만 최종 추천을 받은 인사는 손에 꼽는다.

새누리에서는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이인실 청운국제특허법인 대표변리사, 신향숙 현 한국소프트웨어세계화연구원 이사장이 이름을 올렸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더민주에서는 문미옥 실장만이 기회를 얻었고 국민의당은 대과연 추천을 받지 않았다.


역대 과기·ICT·벤처 출신 의원 수 추이

자료:국회 홈페이지

4·13총선 범 산업혁신계 인사 지역구 출마 현황

자료:각 당

역대 과기·ICT·과기 관련 법안 통과 현황

자료:국회 의안정보시스템

[4·13총선 D-2]산업혁신계 의석수 `10%의 벽`을 깨라
[4·13총선 D-2]산업혁신계 의석수 `10%의 벽`을 깨라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