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삼성·애플 따라잡겠다"…전략스마트폰 P9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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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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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중국 화웨이가 도약을 꿈꾸고 있다. 무기는 바로 전략 스마트폰 P9이다.

화웨이는 6일(현지시각) 영국에서 독일 카메라업체 라이카와 협업해 개발한 전략 스마트폰 `P9`과 `P9플러스`를 공개했다. 5.2인치(P9)와 5.5인치(P9플러스) 풀HD(1080×1920) OLED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P9는 3GB 모델이 599유로(약 79만원), 64GB 모델은 649유로(약 85만원)로 갤럭시S7과 비슷한 수준이다. 64GB 모델만 있는 P9플러스는 749유로(약 98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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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 성능이다. 라이카와 협업해 만든 듀얼렌즈를 장착, 어느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뛰어나다는 게 화웨이 설명이다.

P9은 화웨이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의미한다. 화웨이는 레노버나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차별화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 고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과 연구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리차드 위 화웨이 컨슈머일렉트로닉스 부문 대표는 “우리는 프리미엄 브랜드 1위가 되기를 원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같은 전략은 지난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고량은 44% 증가하며 1억800만대였다.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1억대를 돌파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컨슈머 매출은 73%증가한 200억달러를 기록했다.

힘은 연구개발(R&D)에서 나온다. 화웨이는 지난해 92억달러를 R&D에 투자했다. 애플(81억달러)보다 더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것이다.

갈길은 멀다. 지난해 4분기 화웨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8.1%에 불과했다. 삼성(21%)이나 애플(19%)에 많이 뒤처진다. 미국시장 공략도 관건이다. 2012년 미국 의회가 중국산 통신장비가 미국을 감시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화웨이 통신장비는 미국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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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월스트리트 저널

관심은 화웨이가 3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중국업체 샤오미와 레노버가 한때 스마트폰 글로벌 3위를 차지했지만 자리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리차드 위 대표는 “보다 스타일리시한 제품을 개발해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가 부족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준서 화웨이 크리에이티브디렉터는 “5년 전 화웨이 스마트폰은 파워버튼, 볼륨키, 이어폰잭 등이 일관성 없이 배치되는 등 조잡했다”고 말한다. 삼성에서 갤럭시폰을 디자인했던 그는 2102년 화웨이로 옮긴 후 스마트폰 바디를 플라스틱 대신 메탈을 적용하는 등 혁신을 이끌었다. 그는 P9을 포함한 화웨이 전략폰 대부분을 관장하고 있다.

화웨이는 비용절감과 스마트폰 성능 균일화를 위해 부품 자체 개발에도 주력했다. 삼성과 애플이 했던 것처럼 독자적으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제작했다. 다른 스마트폰 업체는 시도하지 않은 전략이다.

IHS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530달러에 출시됐던 화웨이 전략폰 P8은 제조원가가 206달러였다. 아이폰6S는 188달러, 삼성 갤럭시S6 엣지는 284달러였다. 화웨이는 애플 협력업체로부터 하이엔드 부품을 공급받아 스마트폰에 사용했다. 지문인식이나 3D포스터치 기능을 넣는 등 앞서 첨단기술을 채택했다.

화웨이가 유럽에 스마트폰을 출시할 당시 유럽 파트너사는 반신반의했다. 화웨이는 판촉행사 비용과 인력을 지원하는 등 자사 스마트폰을 판매하도록 업체를 적극 독려했다. 유럽 판매자를 선전에 불러 공장 투어를 하고 유럽 판매왕 시상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서유럽 화웨이 스마트폰 출고는 51% 증가했다. 반면 삼성은 2%, 애플은 15%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각각 11%와 12%를 기록했다. 3년전 3%에서 크게 늘었다.

화웨이는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과 애플을 제친다는 목표다. 시작은 P9이다. 그동안 삼성과 애플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P9을 선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