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삼성은 성공하고 현대차는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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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마완 카르티자야 마크플러스 최고경영자(CEO)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전자는 성공했고 현대자동차는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한류문화를 앞세워 현지문화를 파고드는 마케팅 전략으로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섰다. 반면에 현대자동차는 가격정책과 광고에만 기대는 마케팅으로 현지 소비자를 사로잡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의 평가다.

인도네시아의 `필립 코틀러`로 불리는 헤르마완 카르티자야 마크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헤르마완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삼성, 롯데, 현대자동차 3대 대기업을 비교해 현지 마케팅 전략과 성과를 분석했다. 그는 “삼성이 현지문화(인간중심) 전략으로 가장 성공했고 고객 중심으로 접근한 롯데도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며 “현대차는 (이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헤르마완 대표는 “삼성은 한류 문화를 비롯해 한국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며 “삼성 인도네시아 법인 고위 임원은 현지 여성과 결혼하고 무슬림으로 개종해 인도네시아를 잘 아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굳혔다”고 설명했다.

헤르마완 대표는 현대차는 지나치게 제품에 집착해 마케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모델을 인도네시아에 그대로 가져오려 했고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 어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경쟁사인 도요타는 인도네시아 환경에 맞는 특화모델을 선보였고 광고에만 기대는 대신에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현지문화와 접점을 늘렸다.

롯데 역시 초기 시장 진입 전략이 좋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로 작게 들어왔기 때문에 브랜드가치를 대기업 수준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헤르마완 대표는 “다국적 기업이라면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아세안 10개 국가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 이후 가까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개별 국가별로 다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 날 간담회는 아세안비즈니스센터(센터장 문기봉)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마련했다.

인도네시아 마케팅 및 컨설팅 전문업체인 마크플러스의 창업자인 헤르마완 대표는 필립 코틀러와 마케팅전문서적 공동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소기업부 특별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