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비즈니스 프린팅` 재창조 선언…페이지와이드로 기업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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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프린터 업체인 HP가 기업용 프린팅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무기는 신기술을 접목한 잉크젯 프린터다.

HP는 6일 마카오 쉐라톤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기업용 프린터 15종을 대거 공개했다. 이 회사가 제품 발표회를 마련한 건 지난해 11월 PC·프린터 부문과 서버·스토리지를 판매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이 분리된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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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크 로레스 HP 이미징앤프린팅그룹 사장(오른쪽) 등 HP 관계자들이 기업용 프린터, 복합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제공: HP).

HP는 이날 잉크젯 기반 기업용 프린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출력 속도, 유지 비용, 전력 효율 등을 레이저 프린터 수준으로 끌어 올린 제품으로 기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신기술 `페이지와이드`를 핵심 무기로 삼았다.

그동안 잉크젯 프린터는 프린트 헤드가 종이 위를 이동하며 인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인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페이지와이드는 이와 정반대다. A3나 A4 등 종이 크기에 맞게 프린트 헤드가 길게 고정된 상태에서 종이만 이동하기 때문에 인쇄 시간을 줄일 수 있다.

HP는 이 기술을 기업용 프린터, 복합기에 대폭 확대했다.

분당 최대 75장까지 뽑을 수 있는 제품(페이지와이드컬러556·복합기586)과 70장(페이지와이드프로552dw·복합기577dw), 55장(페이지와이드프로 400시리즈) 등으로 제품군을 꾸렸다. 시장을 세분화해 공략하기 위해서다.

HP는 또 지금까지 A4(인쇄종이기준) 제품에만 적용했지만 내년 A3 제품들에도 페이지와이드를 탑재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용 A3 복사기·복합기 시장을 흔들겠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레이저 제품보다 장당 출력비가 50% 저렴한 잉크젯 프린터(오피스젯 8000 시리즈)와 기업 보안을 위해 자가 치료 기능 등을 갖춘 프린터 기술 등을 제공해 기업 프린팅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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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베일리 HP 아태지역 사장이 6일 마카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서 회사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제공: HP).

HP는 세계 최대 프린터 기업이지만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지난해 회사도 둘로 쪼개져 이제 새로운 시험을 맞이하고 있다.

HP는 회사의 근간이자 핵심 경쟁력인 잉크젯 프린터 부문에서 다시 동력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의지를 강조하듯 HP는 이날 발표회에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7개국에서 고객사, 협력사 관계자 450여명을 대거 초청했다.

엔리크 로레스 HP 이미징앤프린팅그룹 사장은 “HP가 10년만에 갖는 대규모 기업용 프린터 발표회”라며 “프린팅을 재창조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마카오(중국)=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