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스마트폰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제품 판매로 인한 이익 창출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 극대화에 있습니다. 팬택이 동남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스마트폰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기업과 손을 잡는 게 필요합니다.”
정준 팬택 대표는 6일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이 B2C보다는 B2B 형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국 유통망을 가진 소매(리테일) 업체와 협력하는 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업체는 스마트폰으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해당 기업을 홍보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본으로 내장하는 방식이다. 기업별 특화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처럼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있는 국가에서는 효과가 더 크다. 팬택은 단말을 판매할 수 있으니 윈-윈 전략인 셈이다.
정 대표는 “곧 양해각서(MOU) 교환 수준을 넘는 실질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 하이센스가 베트남 비에텔에 제품을 공급할 때 팬택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오는 6월 신제품을 출시한다. 30만원 안팎의 중저가폰 전략을 택했다. 해외 성능 테스트 사이트에서 팬택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 제원이 공개되기도 했다. 국내 중저가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품 생산은 중국에서 한다. 다른 국내 제품을 생산하던 곳이다. 협상이 마무리 단계다. 인건비를 포함한 부대비용을 기존의 김포 공장보다 절반으로 낮췄다.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생산기지가 바뀔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중국이 생산 거점이다.
정 대표는 “팬택에 최대의 적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인식과 시각”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고전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기업도 아닌 팬택이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의미다.
정 대표는 “이 같은 평가는 제품을 사용해 본 후에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라면서 “과거 팬택의 명성을 회복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해 팬택을 인수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 2018년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사업 목표를 세웠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