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간(P2P) 대출시장 규모가 500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나면서 투자자보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P2P업체가 내세우는 `부실률 0%` 홍보와는 달리, 향후 발생할 연체에 대한 대비나 투자자 손
실 충당금 마련 등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5일 전자신문이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 회원사인 8퍼센트, 렌딧, 빌리, 펀다, 어니스트펀드, 테라펀딩, 피플펀드 등 7곳의 투자자보호 대책을 조사했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투자자보호 대책마련에 소홀했다.
먼저 8퍼센트는 투자 원금의 최대 50%까지 보호되는 `안심펀드`를 통해 투자자 손실을 최대한 보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심펀드는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의 대출금액 3000만원 이하 채권에만 적용된다. 또 안심펀드가 적용된 상품에는 `안심료`가 붙는다. 채권 신용등급과 만기에 따라 그 요율이 달라지며 등급이 좋고 만기가 짧을수록 요율은 작아진다.
8퍼센트 관계자는 “단일 채권에 대한 투자금액 상한선을 정하는 등 분산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8퍼센트 연체율은 0.7~8%내외로 아직 연체율이 낮지만 사업 초기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연체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연체나 부도는 어느 금융사나 발생하는 것으로 향후 목표 부실률을 1~3% 내외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테라펀딩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테라펀딩은 건축주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시작할 때 부족한 자금을 중간에서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모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준공 후 대출금 상환이 늦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토지뿐만 아니라 건물도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출자가 스스로 상환 자금 마련이 불가능하면 건물 매매, 임대, 대환대출, 경·공매 등의 방안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대부분 업체들이 엄격한 대출심사와 분산투자 권고 외에는 별 다른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P2P 업체가 충당금과 지급준비금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금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즉, 대출자가 만기에 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이는 곧바로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렌딧은 `마이페이지`를 통해 투자 고객들에게 누적 투자 금액, 평균 수익률, 누적 지급 원금과 이자 총액, 투자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채권의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개인에게 집행된 대출건을 여러 건 묶은 포트폴리오 투자로 위험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니스트펀드도 정밀 심사와 함께 최소 5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 투자상품을 통해 1~2개의 부실채권이 발생하더라도 나머지 채권에서의 수익률로 수익성을 만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니스트펀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연체가 3건 발생했지만 단순 연체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투자자의 부실을 보전해주는 펀드를 기획, 연구 진행중으로 올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빌리 관계자도 “일단 대출 심사평가를 엄격히 하고 공증을 통해서 부실·연체율을 낮추고 있다”며 “충당금은 도입 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전북은행과 연계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앞둔 피플펀드는 제 1금융권인 은행이 일정기간 연체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부실률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펀다는 “아직 충당금을 따로 쌓아놓진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기관 투자를 받고 있고, 다음 달 증권사랑 제휴해 투자자 보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P2P금융플랫폼협회는 충당금을 쌓거나 대출정보를 공유하고 특정업체 부도 시 협회 소속 다른 업체가 대출 상품을 이관 받아 관리하는 식의 투자자보호 장치를 논의 중이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을 희망하는 기업 또는 개인이 불완전한 정보나 파밍 등 사기 목적 정보를 제공할 경우 불완전판매 및 다수 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미국, 영국처럼 P2P업체 최저자본금, 투자 및 조달규모 한도 설정, 목표미달 투자금에 대해 반환제도 도입 등 투자자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표] P2P대출업체 투자자보호 장치 현황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