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4차 핵안보정상회의]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원자력, 창조경제 `수출첨병`"

“원자력이 반도체·철강·조선에 이어 또 하나의 주력 수출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루는데 `원자력` 역할이 컸고, 이제는 창조경제 `수출 첨병`이 됐습니다.”

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찾은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반세기만에 원자력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한 데 남다른 자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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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9년 요르단에 연구로(JRTR)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UAE에 상용원전 수출, 네덜란드 연구로 개선 사업 수주, 사우디와의 중소형 연구로 `스마트(SMART)` 공동설계 계약 등을 이룬 것을 주요 성과로 소개했다. 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구로용 고밀도 저농축우라늄(LEU) 연료분말 제조기술로 고농축우라늄(HEU) 연료를 저농축우라늄 연료로 전환하는 데도 우리나라가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상용 원전 뿐 아니라 연구용 원자로, 중소형 원자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원자력 응용 분야 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제는 그간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달성된 핵안보 분야 성과와 네트워크가 국가간 공약, 국제원자력기구(IAEA), UN, 인터폴 등 국제기구를 통해 더욱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돼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리나라 원자력 세계 경쟁력은 어느정도 수준인가.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 시 양국 간에 이뤄진 소형원자로 `스마트`의 사우디 건설 양해각서 교환으로 원자력이 주력 수출 품목으로 떠올랐다. 특히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전력 생산량의 약 30%를 원자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적인 원자력 연구개발로 기술자립을 이뤘고, 이제는 세계를 선도하는 원자력 선진국, 강대국의 위상을 갖췄다. 요르단 연구용원자로 JRTR 건설사업과 UAE 원전 수출 등은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선진국임을 입증한다.

-향후 원자력 R&D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미래의 급격한 에너지 소비 증가에 대비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4세대 원자력 시스템 개발이 해답니다. 우리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소듐냉각고속로(SFR)와 초고온가스로(VHTR)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 프랑스, 일본 등과 함께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국제포럼인 GIF(Generation Ⅳ International Forum)에서 적극 활동하며 국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기대되는 수출 성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으로 세계 최초 상용화에 도전하는 소형원자로 `스마트`를 올해 수출상용화의 원년으로 정해 건설전설계사업(PPE)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사우디의 인력 양성 부분이다. 올 상반기 중 관리직을 포함해 40여명의 사우디 훈련생이 한국에 올 예정이다. 사우디 원자력인력 양성 협력은 스마트 추가 건설 사업을 위한 양국 간 신뢰를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14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연구로 개선사업(OYSTER)을 수주해 연구로 강자인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로 추가 수출을 위해 KAERI 컨소시엄(한국원자력연구원·대우건설·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을 구성해 네덜란드 대형 연구로 건설사업 수주에도 도전 중이다. 이 외에도 연구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제르바이잔 등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간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추진해온 국제 프로젝트 성과는.

▲2012년 서울에서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벨기에는 고농축우라늄(HEU) 핵연료를 저농축우라늄(LEU) 핵연료로 전환하는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업에 필수적인 우라늄-몰리브데늄(U-Mo) 분말 100㎏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원심분무기술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제조한 후 국제사회에 공급했다. 앞으로도 저농축 핵연료 개발 및 검증에 필요한 분말을 관련 당사국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국제적으로 핵안보 및 핵비확산을 증진시키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앞으로 어떠한 노력이 추가돼야 한다고 보는가.

▲우리나라는 1950년대 미국으로부터 원전을 도입한 지 50여년 만에 원자력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관련해 원전을 도입하려고 하는 많은 개도국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확대의 선도 주자로서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비롯한 국제 규범을 철저히 준수하고, 핵안보 체제 강화를 위한 국제적 활동에 적극 앞서야 할 것이다. 또 선진 원자력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활동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워싱턴D.C(미국)=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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