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율이 4개월만에 한자리수를 회복했다. 지난 1월 18.9%까지 급감했던 수출이 두달 연속 개선되며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하지만 월간 최장 수출 감소 기록은 15개월로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3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8.2%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수출 감소율은 지난 2월(-12.2%)에 이어 두달째 줄어들었다. 또 작년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이어진 두자리수 감소율은 한자리수를 회복했다.
수출 감소 폭 완화는 수출 물량 감소 전환에도 불구하고 단가 하락률이 다소 축소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출 물량은 작년보다 1.9% 줄었지만, 단가 하락률은 6.4% 감소에 그쳐 전달(-21.2%)에 비해 대폭 개선됐다.
이는 세계 경기 부진, 저유가, 주요 품목 단가하락 등 부정적 여건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또 정부가 수출 활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아직 세계 경기 변수가 많고, 총선이 있는 4월에는 조업일수까지 줄어 회복세가 지속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을 고려할 때 수출이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판단은 아직 이르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간 수출 감소는 15개월째 이어져 최장 기록을 늘렸다. 이전까지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가 최장 기록이었다.
지난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3.8% 줄어든 33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98억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5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수출이 전년보다 9.5% 감소했지만, 감소율은 지난 1월(-21.1%)과 2월(-14.1%)에 비해 완화됐다.
철 구조물·아연도강판 등 수출이 크게 늘어난 철강(+14.7%)이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무선통신기기도 19.9%가 증가해 호조세가 이어졌다. 갤럭시S7, G5 등 신제품 수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석유제품(-41.6%), 석유화학(-9.0%), 평판디스플레이(-24.2%)는 단가 하락 여파로 수출 감소가 이어졌고, 선박도 -28.9%로 부진했다. 또 자동차(-5.7%), 자동차부품(-4.1%), 반도체(-1.5%), 컴퓨터(-3.8%), 일반기계(-10.3%), 가전(-16.4%) 등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신규 유망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5.3%, 화장품은 38.7% 증가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12.7%), 베트남(13.5%), 인도(11.7%) 등지로의 수출이 늘었다. 대(對)중국 수출은 -12.2%로 전년 보다 줄었지만 감소율은 두달 연속 개선됐다.
산업부는 해외전시회 등 마케팅 지원을 2배 이상 확대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수출기업에 집중하는 등 수출기업 애로 해소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