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하락세, 마이크론은 적자 전환… 삼성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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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버용 128GB TSV RDIMM D램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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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 탓에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은 끝내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업체도 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가격 결정권을 쥔 삼성전자 행보에 업계는 주목한다. 올해 삼성전자 신규 웨이퍼 투입 물량은 크지 않다. 미세 공정 전환 속도를 높여 출하량을 늘릴 경우 가격 하락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력 D램(DDR4 4Gb) 가격은 1.38달러로 2월 대비 6.12% 감소했다.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D램 가격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완성품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 상반기 내내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론은 D램 가격 하락세를 이기지 못하고 적자로 전환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2016 회계연도 2분기(2015년 12월~2016년 2월) 100만달러 순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분기 적자로 돌아선 건 2013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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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처럼 적자를 내진 않겠지만 국내 업체도 D램 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0%가량 줄어든 5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도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2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앞선 미세공정 전환으로 원가 경쟁력이 높은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늘린다면 가격 하락이 더 오래 지속되거나 그 폭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8나노 D램 양산을 시작하면서 마이크론과 기술 격차는 2년 이상 벌어진 것으로 업계에선 관측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익을 남길 때 마이크론이 적자를 내는 이유도 원가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분기 마이크론 D램 비트당 원가는 전 분기 대비 1%가 올라갔다. 이 수치는 매 분기 떨어져야 정상이다. 올라갔다는 건 공정 전환이 순조롭지 않다는 증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물량을 더 쏟아내면 마이크론 적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며 “그러나 삼성전자 역시 전사 실적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이익을 크게 갉아먹으면서까지 출하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D램 출하량은 당초 제시한 가이던스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출하량 증대보다는 이익률 확대에 중점을 두고 공장을 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