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앞에 출연연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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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

미래창조과학부가 5년간 3조5000억원 투입해 기업형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자 출연연구기관이 오히려 긴장하고 있다. 연구소로 전체 인력이 옮겨가야 하거나 관련 과제가 지능정보기술연구소로 이전돼 연구 예산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민관 연구역량과 데이터를 하나로 결집시킨다는 목적으로 연구소를 세울 예정이다. 지능정보기술 R&D 구심점이 필요하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성과를 창출하려면 민간기업 형태가 적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기업형`을 내세웠지만 정부 주도로 연구소가 세워지면 결국 `단기 성과`에 연연하고 기업과 연구자를 동원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연구소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전문인력 양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인공지능 연구를 제대로 수행할 인력은 많지 않다.

국내 출연연 중 인공지능 과제를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는 곳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다. ETRI는 엑소브레인(Exobrain), 딥뷰(Deep View) 등 인공지능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ETRI도 인공지능 연구인력이 50명 미만이다.

ETRI는 정부 과제로 인공지능분야 SW 육성을 위해 2013년에 엑소브레인 개발을 시작해 관련 프로젝트에 500억원 이상이 지원되고 있다. 딥뷰는 ETRI를 포함해 광주과학기술원, 포항공대, SK텔레콤 등 229개 기관이 참여해 시각 지능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과학계 관계자는 “PBS로 당분간 수행 중인 연구는 삭감이 어렵지만 2~3년 후 과제가 종료될 때 조정되거나 새 과제를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해왔던 원천기술 개발의 싹을 자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이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지능정보기술연구소로 거처를 옮겨야 하게 되면 공공기관에서 민간연구소 직원으로 이른바 `신분`이 바뀐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미래부 소프트웨어국 관계자는 “인력 충원은 연구소 명의로 채용할 예정으로 출연연과 커뮤니케이션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민간과 정부에서 하는 연구 전체를 연구소로 다 몰아서 한다는 것이 아니다. 기업, 대학, 출연연 등 각자 하고 있는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예산 축소는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올해 6월 지능정보사회 추진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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