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단이 `순수 수학`에 대해 학습했다.
삼성 사장단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빌딩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협의회에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를 초청, `산업과 세상을 바꾸는 수학`이라는 주제 강연을 들었다.
박 교수는 응용 수학이 아닌 순수 수학도 산업 발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연에서 사례로 미국 스타트업 아야스디(Ayasdi)가 등장했다. 아야스디는 수학자가 만든 기업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당뇨병, 유방암, 난소암을 비롯한 질병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다.
박 교수는 “삼성사장단과 수학계 화두와 산업으로의 확장, 활용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수학적 확률로 계산해 발병 가능성을 진단하는 등 전통적 응용 수학으로 풀리지 않는 산업 난제를 순수 수학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수 수학을 이용한 독일 교통난 해소 사례도 제시했다. 독일 통일 당시 베를린 교통문제가 심각해 국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전 국민 공모를 했는데 이때 최종 선정된 인물도 수학자였다는 점이다.
삼성사장단은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간 `세기의 대결` 이후 주목 받았던 `딥러닝`과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박 교수는 “알파고 이슈가 우리나라에겐 복(福)이 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인공지능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 등 컴퓨터 사이언스, 뇌과학, 수학이 협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의 말미 박 교수는 `알파고 시대 새로운 수학 교육`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박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앞으로 경쟁력은 생각하는 힘”이라며 “생각의 힘을 키우는 교육, 수학교육을 강화해야한다. 러시아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충격 이후 미국이 자극받아 미항공우주국(NASA)을 만드는 등 노력으로 세계 최강 우주 강국이 됐듯 우리 수학 교육에서도 알파고 이후 변화가 필요하다”이라고 덧붙였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