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실패를 용인하는 관용 문화` 확산에 나선다.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내건 새 조직문화다. 임직원 도전을 장려해 다양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사장은 최근 무선사업부 임직원에게 “도전정신과 실패를 용인하는 관용의 문화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부장 취임과 갤럭시S7 출시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조직문화 변화 또한 챙기겠다는 의지다.
고 사장은 이를 위해 `소통` `자기 동기부여` `자기 존중`을 새 문화 3대 요소로 꼽았다.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17만명에 이르는 무선사업부 조직을 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자신부터 변화하자는 독려다.
무선사업부가 `도전`과 `관용`을 새 조직문화로 꺼내든 건 `스마트폰 이후`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꿈으로만 여겼던 `세계 휴대폰 1등`을 갤럭시S 신화로 거머쥐었지만 급속한 시장변화, 후발주자 추격으로 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사업 굴곡을 겪으며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외부 요구가 있었다.
외부 인력과 융합, 조화도 과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입하는 외부인사가 삼성전자 조직문화에 조화를 이루며 성과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투자, 채용을 통해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가상현실(VR), 스마트워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삼성페이)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술순혈주의 타파`와도 궤를 같이 한다.
삼성전자 정보기술(IT) 분야를 주도하는 조직으로서 구글, 애플 등 해외 IT기업의 활발한 인재확보, 자유로운 R&D 환경 보장도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새너제이 실리콘밸리에 마련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 신사옥, 서울 우면동 R&D캠퍼스를 개방형으로 설계, 서구식 `캠퍼스형` 업무 공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서구 스타트업을 삼성으로 흡수, 역동성 이식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직접 M&A 또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한 우회 투자로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에 손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위 관계자는 “무선사업부는 앞으로 스마트폰 단말뿐 아니라 서비스, 솔루션,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비자에게 종합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커넥티드카,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VR 등 미개척 시장에 대한 지속 투자와 연구개발로 시장을 선도해 스마트헬스, 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 발굴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