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지난해 수립한 `경남 정보통신기술(ICT)융합산업 중장기 육성계획` 목표는 정체와 성장 한계에 놓인 지역 주력산업 경쟁력 `점프업(Jump-Up)`이다. 경남 지역산업 고도화는 창조 경제를 위한 ICT융합, SW중심사회 구현과 맞닿아 있다.
ICT융합 중장기 계획 배경에는 경남 발전을 견인해 온 기계, 조선 등 제조업 성장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테크노파크는 ICT융합 사업 부족으로 지역 제조업 고도화를 이끌 핵심부품 국산화가 미흡했고, 결국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경남도는 IT·SW를 기계 등 제조업에 투여하는 `산업 비타민`으로 활용해 지역 ICT산업과 제조업 동반 성장을 촉진한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ICT융합의 한 축인 경남 IT·SW산업의 열악한 현실이다. ICT융합을 순조롭게 추진해 성과를 거두려면 토대로 작용할 지역 ICT산업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경남 IT·SW산업은 수도권은 물론 인근 부산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열악하다.
통계청 자료에 기반해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가 조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경남 IT·SW사업체는 1814개로 전국 5만8710개 대비 3.14%에 불과했다. 인근 부산의 2878개(4.9%)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한때 경남 IT·SW산업은 지역 제조업 발전과 동반 호황을 누렸다. 주력산업 성장에 기댄 생존은 자체 경쟁력 상실의 원인이다. 어느새 독자 기술력을 갖춘 수도권과 해외 IT기업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다.
자체 기술과 제품을 개발·확보해 전국 단위로 공급하거나 세계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ICT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ICT융합은 첨단 IT·SW와 지역 제조업 융합이다. 지역 ICT산업이 자체 경쟁력을 갖춰야 지역 IT융합산업도 활성화할 수 있다. 지역 산업 전문가들이 경남 ICT융합산업 성공 토대로 ICT산업 자생력 확보를 꼽는 이유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T·SW업체 발굴과 육성이 중요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립 경상대와 SW개발업체 MFRC(대표 전만수 경상대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 교수)는 해석 소프트웨어(SW) `AFDEX`를 미국 시장에 공급했다. AFDEX는 경상대가 1998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공학해석 SW(CAE SW)로, 이후 MFRC에 이전돼 국내 소성가공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MFRC는 지역의 숨은 강소IT기업 대표 사례다.
대외적으로는 미래부 SW융합클러스터 조성사업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SW융합클러스터사업은 경남 ICT산업 자생력 확보와 ICT융합 산업 육성의 마중물로 활용이 가능하다.
경남도는 ICT융합 중장기 육성계획을 오는 2024년까지 3단계로 추진한다.
1단계(2015년~2017년) 제1과제는 미래부 `SW융합클러스터조성사업` 유치다. SW융합클러스터사업을 확보해야 경남 ICT융합산업 육성을 이끌 `경남ICT진흥원`을 설립할 수 있다.
경남도는 SW융합클러스터조성사업에서 IT·SW융합기업 528개 육성, SW융합 신제품 50개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사업을 성공리에 완료하면 수출 3억2100만달러, 창업기업 200개, 일자리 창출 1만5967개의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2단계(2018년~2020년)는 주력산업과 ICT융합 대형 국책과제를 확보해 기계·조선·항공산업을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할 방침이다. 3단계(2021~2024)는 ICT융합 확산에 초점을 맞춰 ICT융합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고 결과물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
최만림 경남도 미래산업본부장은 “경남 미래 50년 사업과 연계한 융합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를 중앙 부처 대형 공모사업 확보로 이어 나갈 것”이라며 “SW중심사회 지역 확산과 ICT융합 기반의 산업 고도화 추진으로 지역 창조경제 구현의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