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많을수록 업무성과 떨어져..`야근의 역설` 한국 기업문화 `빨간불`

웹툰 `미생`에서 매일 과다한 업무로 인한 야근과 회의, 회식 등으로 눈이 벌겋게 충혈된 `오 과장`은 대한민국 직장인의 상징이다. 오 과장은 어려운 요르단 중고차 사업 등을 성공시키며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런데 오 과장의 야근이 항상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야근을 많이 할수록 업무 성과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이른바 `야근의 역설`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와 맥킨지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간 국내기업 100개사, 임직원 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대한상의는 조사 결과 국내기업 조직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상습적 야근과 상명하복식 업무지시, 비합리적 평가시스템으로 기업조직이 `골병`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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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대비 한국 기업의 장점과 약점. 리더십, 시스템, 조직역량, 외부지향성은 `취약`하고, 책임소재나 동기부여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대한상의)

조직건강도는 조사대상 100개 기업 중 글로벌기업보다 낮은 기업이 대다수(77개사)로 나타났고, 중견기업은 91.3%가 하위수준으로 평가됐다. 조직건강 전반에 `빨간불`이 커졌다.

조사 직장인들은 습관화된 야근을 한국형 기업문화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야근 원인으로 비효율적 회의, 과도한 보고, 소통 없는 일방적 업무지시에 낮은 점수를 줬다.

특히 야근을 많이 할수록 업무시간과 성과는 오히려 떨어지는 야근의 역설을 확인했다. 8개 기업 45명 일과를 관찰한 결과, 상습적 야근을 한 A대리는 하루 평균 11시간 30분을 근무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9시간 50분 일했다. 그러나 A대리 생산성은 45%로 다른 직원들보다(57%)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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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가 관찰사례로 든 `김대리의 야근일상` 이번 기업문화조사로 야근이 늘어날수록 업무성과는 떨어지는 `야근의 역설`이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실제조사에서 퇴근 전 갑작스런 업무지시나 불명확한 업무 분장으로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경우, 업무지시 과정에서 배경이나 취지에 대한 소통이 부족해 일이 몇 갑절 늘어나는 사례가 수시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생에서 출중한 업무능력으로 존경받는 `워킹맘 선 차장`은 승진한 배우자로부터 퇴사를 강요받는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은 늘지만, 여성의 `야근 핸디캡`은 당당한 조직생활을 가로 막는다.

여성의 야근일수는 주 5일 평균 2일로 남성(2.3일)에 비해 다소 적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수준으로 나타났다. 육아를 위해 불가피한 상황조차 눈치를 보는 경우도 문제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업무공백과 업무능력에 대한 편견 등으로 여성이 평가, 승진에서 불리하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전근대적인 기업문화 개선방안으로 `정시 퇴근을 위한 일제소등` `육아휴직과 보육시설 확대` 같은 처방은 한계가 있다며, 원인별 액션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상의와 맥킨지는 조사대상인 100개 기업에 각각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분석결과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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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가 구체적 야근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들은 주5일 기준 평균 2.3일을 야근하고 있더. `3일 이상 야근자` 비율도 43.1%에 이르렀다. 이같은 야근문화의 근본원인을 대한상의는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와 상명하복의 불통문화를 지목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현재 조직운영방식으로는 저성장 뉴노멀시대 극복도, 기업의 사회적 지위향상도 힘들다”며 “피처폰급 기업운영소프트웨어를 최신 스마트폰급으로 업그레이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5일 중 평균 야근일수

기업의 사회적 책임관련 조직건강도 진단결과

기업문화 3대 근인과 해결 액션아이템

야근 많을수록 업무성과 떨어져..`야근의 역설` 한국 기업문화 `빨간불`
야근 많을수록 업무성과 떨어져..`야근의 역설` 한국 기업문화 `빨간불`
야근 많을수록 업무성과 떨어져..`야근의 역설` 한국 기업문화 `빨간불`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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