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대기업이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스마트폰 업체도 중국시장에서 힘든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중소 스마트폰 업체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년 전 500여개에 달했던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현재 100개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린롄샹 아이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몇년 안에 스마트폰 산업은 몇 개 빅플레이어로 통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조사업체 IDC집계에 따르면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중국 4개 업체 지난해 중국시장 점유율은 45%를 넘어섰다. 2014년 4개 업체 시장 점유율은 10%에 불과했다. 1년새 상위업체 시장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2015년 업체별 출하량을 보면 샤오미가 6490만대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화웨이 6290만대, 애플 5840만대, 오포 3530만대, 비보 3510만대가 이었다. 5위권에 든 외국업체는 애플 한 곳에 불과했다.
린롄상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소비자는 브랜드를 별로 따지지 않고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인터넷 보급과 대기업의 집중적인 마케팅으로 이제는 빅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며 달라진 환경을 설명했다.
또 대기업 구매파워가 강해지면서 부품 납품가를 절감할 수 있어 대기업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스마트폰 스타트업 다커러(大可樂)의 딩슈훙 창업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인터넷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들고 엄청난 투자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톤(Eton)테크놀로지와 K터치는 대표적 스마트폰 사업 철수업체다. 2004년 설립된 이톤은 낮은 가격과 대용량 배터리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1억위안 부실채권을 기록하며 사업에서 손을 뗐다. K터치도 2009년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이어 중국 휴대폰 3위를 기록했던 업체다. 지난해 경쟁심화와 낮은 이윤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했다.
중국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은 중소업체에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IDC에 따르면 2014년 20%였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2.5%성장에 그쳤다. 올해도 중국 수요침체와 시장포화로 회복이 힘들 전망이다. 이에따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재편은 한국 스마트폰 산업에도 적신호다. 2014년 1분기까지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판매량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최근 신제품 갤럭시S7 론칭 행사를 미국과 한국보다 먼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했다. 삼성이 지난해 구겨졌던 자존심을 갤럭시S7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