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업계가 아시아·중동 전력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 아프리카나 남미처럼 새롭게 기반을 다져야하는 신규 진출 지역보다는 이미 수출실적과 현지 네트워크를 가진 시장에서 자생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5개 발전공기업에 따르면 올해 중소협력사와 공동 수출 개척지로 인도, 베트남, 태국,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시아와 중동지역을 꼽았다. 발전공기업은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단독 혹은 두 개 이상 회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력 회사와 함께 전시행사 참가나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남동발전과 중부발전은 5월 베트남 환경에너지산업전을, 서부발전과 남부발전은 6월 태국 신재생에너지전시회에 각각 참가할 예정이다. 개별적으로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그 동안 발전플랜트 주요 수출 타깃이었던 곳에 시장개척단도 파견할 계획을 잡고 있다.
이번 동반 수출시장 개척에서 특이한 점은 그 동안 또 다른 신흥국으로 평가 받았던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 관련 일정이 없어지거나 크게 축소됐다는 점이다. 아시아와 중동을 제외한 지역은 유럽과 미국 정도로 선진 전력시장이다. 선진 시장과 개발도상국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 중 우선 공략대상 개발도상국을 아시아와 중동으로 압축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출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실질 성과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 확대보다는 역량 집중으로 전략을 선회한 셈이다. 그동안 유망 신흥국으로 평가받던 브라질과 아프리카 국가가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중소 협력사 해당국 진출 의지가 많이 꺾인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굳이 어려운 시장에 새로운 판로를 뚫기보다는 이미 영업망이 갖춰져 있고, 구매·설치 경험이 있는 바이어를 상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발전공기업은 아시아와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법인을 세우는가 하면 지역 공략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에 해외전문무역상사를 설립해 현지 자재 판매나 조달 채널을 구축했다. 다음 달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두 번째 무역상사 개소를 준비 중이다.
서부발전은 이란 경제제재 해제와 함께 중소 협력사들과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8월과 9월께 별도 이란 수출상담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 발전공기업 관계자는 “올해 중소협력사 동반 수출시장은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보다 기존 역량이 있던 지역을 강화하는 것이 특징적 변화”라며 “정부 차원은 물론이고 협력사들도 관심을 보이는 이란과 아시아시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 발전공기업 공동 해외전시 참가 계획(자료:각사 취합)>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