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에너지부문 주력계열사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검토한다. 주력인 민자 발전사업에 집중하고 성장통을 겪는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독립시켜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하반기까지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분할해 별도 자회사로 신설을 골자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포스코연료전지(가칭)을 세워 자회사로 두고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이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연료전지 기술 이관 등 협력 관계를 이어온 미국 퓨얼셀에너지(FCE)가 2대 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FCE와 연료전지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관계 확대를 포함해 연료전지 신설회사 지분 참여 등을 제안하고 협의 중이다. 이르면 오는 7~8월 내부 조율을 마치고 분할에 착수할 계획이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초 FCE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별도 자회사 설립에 대한 교감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 분할 카드를 빼든 것은 주력(발전), 성장(연료전지) 사업을 떼어 냉철히 사업성을 따져보겠다는 의중이 반영됐다. 포스코에너지는 민간 발전사업과 연료전지 사업을 양대축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07년 포스코로부터 연료전지 사업을 이관 받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투자에 들어갔다. FCE와 협력으로 연료전지 원천 제조기술 국산화에 성공하며 시장에 진출할 때만 해도 사업성에 대해 물음표가 붙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발전·연료전지 사업이 동반 부진을 겪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014년 기준 발전·연료전지 매출은 각각 2조3509억원, 2097억원으로 전력 사업(92%) 비중이 월등히 높다. 최근 LNG복합화력발전 가동률 저하로 주력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연료전지 시장도 냉각되면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012~2013년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최근 전력 공급과잉으로 가동 기회가 줄었다. 이 여파로 201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연료전지 사업도 지난 2013년 매출 2556억원을 거두며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연료전지 자체가 줄었고 두산과 경쟁 구도로 파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분할과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절차나 단계를 공표한 적이 없다”며 “전력, 연료전지 업황 악화로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구조 재편 작업이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을 아꼈다.
포스코에너지 연도별 매출·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