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20m, 폭 20m, 높이 13m”
국내 최초 LED조명 실증시설인 한국광기술원(원장 박동욱) LED조명실증센터 규모다. 마치 거대한 영화관을 떠올리게 했다. 한낮인데도 실측동은 외부 빛을 차단해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어두웠다. 이곳은 자연 환경에서 LED 등 도로조명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국내유일 필드 테스트장이다. LED 가로등 10여 기와 자동차용 조명을 테스트 중이다.
노면 휘도, 조도, 글래어, 균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어느 환경에서 최적 성능을 구현하는지 검증할 수 있다. 도로조명 실측시설은 다양한 도로조명 환경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도로 폭과 등기구 높이, 등주 간격, 등주 각도, 암 길이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156억원이 투입된 한국광기술원 LED조명실증센터는 국내 LED 대중소기업 품질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전문인력과 실측 인프라를 제공, 제품품질과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만난 연구진들은 실내조명, 주거조명, 감성조명, 산업조명, 운송조명 등 LED시제품 성능과 불량, 결함유무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었다. 소비자들과 만나기 전에 최종 단계로 마치 신체검사를 받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1200㎡에 달하는 실외조명 테스트베드와 50여 실증장비가 구축돼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하는 적분구도 구비돼 있다.
김강호 책임연구원은 “이곳에 오면 시선추적시스템과 적외선 열측정기, 부식시험기, 탐침테이블, 주사전자현미경, 32채널 뇌파측정기 등 과학, 열, 전기 등 고가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며 “검증받은 LED조명 제품은 향후 지자체와 정부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공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6개월 동안 기업이 개발한 LED조명을 장기간 모니터링한다. 애로기술 및 미비사항에 대해서는 자체 평가회의를 거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적용범위는 가로등과 면발광조명, 투광등, OLED, 보안등 등 LED로 만든 모든 제품이다.
이를 위해 센터는 한국광기술원을 비롯해 광주시, 서울시, 한국도로공사에 LED조명 테스트베드를 조성, LED조명을 배치했다.
채성기 선임연구원은 “테스트베드에는 최첨단 광통신 시스템이 구축돼 LED 광량 및 온도, 습도, 분진량, 입력전류, 소비전력, 조도분도 등이 실시간 파악된다”며 “제품 보급·확산 초기단계에서 성능검증 미비로 발생할 수 있는 고장·불만족사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로기술 지원에도 힘 쏟고 있다. 센터는 11개 기업에 152건의 필드테스트 결과보고서를 제공했다. 기업은 초기특성, 주변온도, 제품온도 등을 모니터링해 제품 상용화 과정에 반영한다.
센터는 LED패키지를 비롯해 모듈, 칩 등에 대한 다양한 고장원인을 분석하고 성능개선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티솔루션은 실증보고서를 활용해 인천연수구와 인천남구청, 대구수성구에 LED가로등을 납품했다. 알토는 LED실내조명과 공장 등으로 인도네시아와 영국 등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더블유케이는 독일 현지법인을 설립,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부전자와 쎄미라이팅, 케이디지전자, 우성전기, 아이스파이프는 서울시 실증우수제품으로 선정돼 해외 판로개척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코리아반도체, 티솔루션, 천일은 충주-음성 간 고속도로에 가로등 1269개, 터널등 6505개를 설치했다. 프로맥엘이디는 도로별 M3등급 만족 시물레이션을 통해 광주진곡산단에 LED가로등을 납품했다.
조용익 LED조명실증센터장은 “그동안 기업이 필드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LED조명을 납품하다보니 온·습도 변화 등으로 결함이 발생하는 등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실제 상황과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거친 제품은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만큼 판로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