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비가 ‘이마트 vs 쿠팡’으로 대변되는 유통가 최저가 전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마트와 쿠팡이 서로 다른 배송비 과금 정책을 펴고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상품 가격이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서로 유통업계 최저가를 자처하며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배송은 또 다른 구매 포인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SSG닷컴 이마트몰은 최저가 유지 행사 상품에 구매 금액에 따른 배송 차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마트가 가장 먼저 최저가 경쟁을 선언한 기저귀 상품의 경우 당일 무료배송을 받기 위해서는 4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4만원 미만 구매 고객은 별도 배송비 3000원을 지불하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매 이튿날 이후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의 경우 주문 금액 3만원 이상 고객은 무료다. 3만원 미만 구매 고객은 당일 배송과 마찬가지로 3000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이마트몰은 현재 2만8000~2만9140원 기저귀를 최저가 상품으로 내세웠다. 당일·익일 무료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2개 이상 구매해야 한다. 무료배송 서비스를 내세워 상품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이마트몰은 기저귀는 물론 최저가 유지 상품으로 지정한 여성위생용품과 분유에도 같은 배송 정책을 적용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저귀 등 최저가 유지 상품은 고객이 많은 수량을 반복 구매하는 생필품”이라면서 “(차등 배송비 정책이) 고객에게 부담을 주거나 편의성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온라인 쇼핑몰은 배송비는 물론 신용카드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 등을 제외한 판매가격을 노출한다. 별도 배송비가 추가되면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마트몰에서 최저가 행사 기저귀 상품 1개를 구매하는 고객은 배송비 3000원을 포함한 3만원 이상 금액을 내야 한다.
쿠팡은 98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로켓배송’ 카테고리에서 최저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저귀, 분유, 여성위생용품 단가가 최소 1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1개만 구매해도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쿠팡과 이마트몰에서 동일한 기저귀 상품을 1개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배송비를 포함한 전체 구매 금액에서 3000원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수천원, 수백원 단위로 최저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배송비 추가 여부는 소비자 구매를 결정할 핵심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쿠팡 관계자는 “최저가 유지 상품은 제조사에서 상품을 직매입해 로켓배송 카테고리에서 판매한다”면서 “대형마트와 무관하게 최저가를 상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