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개발(R&D)의 적나라한 단면이 7일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
기술의 중요성을 아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표현은 직설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좋은 기술은 대기업이 사 가고 더 좋은 기술은 구글 같은 외국 기업이 사 간다는 말이 있다”고 일갈했다. 사실 이 두 단락에는 우리나라 국가 R&D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점이 다 담겨 있다.
‘대기업이 사 가는 것’은 대학·출연연 R&D 결과물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사업화 가치가 떨어지거나 해외 국가와 비교해 기술상의 차별성이 없는 것들이다. 그나마 ‘대기업 독식’으로 가면서 중소기업이나 창업·벤처는 활용한 씨앗 기술을 찾지 못해 아우성이다.
‘구글 같은 외국기업이 사 가는 것’은 단순히 우리 기술의 외국 유출이나 해외 매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내 열악한 연구 환경과 보상시스템을 벗어던지고 탈출해 해외에서 창업하고, 더 좋은 기술을 다듬어 큰돈을 받고 글로벌 기업에 매각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실정을 꼬집은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비율 세계 1위지만 실속은 전혀 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가 R&D를 다루는 관련 부처에 강도 높은 R&D 개혁 방안과 혁신 구조 창출을 주문했다. 단순 지시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서운 책임을 지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창조경제를 온 국가 차원으로 부르짖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창업 수, 스타트업 지원액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근원이 결국 부실한 R&D에 닿아 있다. R&D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는 창조경제도 화려한 구호로 끝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지적은 행정부가 책임지고 완수해야 할 지상과제다. 박근혜정부 4년차, R&D는 바꾸고 간다는 일념을 갖고 덤비지 않으면 안 된다. R&D는 그만큼 개혁하기 힘든 타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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