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속기업 도약을 목표로 ‘에너지(Energy)’ ‘물(Water)’ ‘바이오(Bio)’ 사업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박진수 LG화학 CEO(부회장)는 지난 4일 충북 오창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 성장 키워드로 ‘선제적 변화’를 제시했다.
박 부회장은 “기업에 있어서 지속적 변화만이 한계 없는 생존과 성장을 보장하는 만큼, 이제부터 LG화학이 추진하는 변화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선제적 변화를 일상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변화 핵심에 ‘에너지’ ‘물’ ‘바이오’를 3축으로 세웠다. 에너지·물·바이오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여기서 영속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장 엔진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박 부회장은 “구인회 창업 회장은 1951년 전쟁 중에도 ‘깨지지 않는 화장품 뚜껑’을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1990년대 정보전자와 전지사업까지 확장했다”며 “LG화학 역사는 곧 선제적 변화의 역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부회장은 지금이 또 다른 선제적 변화의 최적기로 봤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고기능합성고무(SSBR) 등 친환경 차량용 소재를 비롯해 배터리의 기술 이론적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 전지’ 개발에 나선다. 나아가 태양열과 지열 등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열전소재’, 연료 전지용 소재 등 에너지 전반을 강화한다. 우선 혁신전지 결과물로 오는 2019년께 500~600㎞ 주행 가능한 양산형 배터리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다.
물분야는 수처리 필터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400억원을 투입해 청주에 2호 라인을 증설하고, 수처리 RO필터 등을 글로벌 톱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청사진이다. 지난해 LG화학은 미국 해수담수화용 RO필터 제조업체 나노에이치투오(NanoH2O)를 인수하며 수처리 사업에 진출한 뒤 공장 가동 한 달 만에 수출 실적을 냈다. 현재 수처리 필터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는 다우·도레이·니토덴코 등과 2019년엔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다.
바이오 분야는 M&A를 포함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데 주력한다. 박 부회장은 “전략상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해당 분야 R&D 강화, 생산능력 확보, M&A 등 지속적 투자로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장기적으로 가능성 있는 바이오 분야를 선택해 규모와 체력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LG화학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규모의 오창 배터리 생산라인을 언론에 공개했다. 2011년 오창단지 배터리 공장 준공 이후 첫 외부 공개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많은 20여곳 이상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점유율 확대를 자신한다.
박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퍼스트 무버로 시작해 1등에 올랐고, 배터리 사고 한번 나지 않을 정도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인정받았다”며 “유럽과 미국, 중국 등에 20개 넘는 고객사를 두고 있어 올해 1조2000억원 이상 매출 달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창(충북)=
<LG화학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 현황(자료 : LG화학)>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