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단일 설비기준 세계 최대 규모 스태콤(STATCOM)을 국가 전력망에 구축한다. 입찰에서 맞붙은 제너럴일렉트릭(GE)·ABB 등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따냈다. 신재생에너지 국가망연결·초고압직류송전(HVDC) 등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가 전력망 고도화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효성의 관련시장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전력은 신충주·신영주변전소 두 곳에 총 800Mvar 규모 대용량 스태콤 공급 업체로 효성중공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수주 금액은 약 400억원이다. 두 변전소 각각에 무효전력 용량은 400Mvar 규모로 국내외를 통틀어 단일 사업장에 들어선 스태콤 중 세계 최대 설비다. 스태콤은 변전소 당 2400㎡ 부지에 구축되며 신충주변전소는 내년 6월부터, 신영주는 2018년 6월부터 각각 상업운전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들 스태콤은 강원지역 원자력·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서울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전달하는데 활용된다. 전력기간망 전송 효율 향상은 물론 갑작스런 전력수요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스태콤은 전력 전송에 있어 전압 안정화, 송전용량 증대, 과도 안정도 향상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설비다. 전력 전송 시 유효전력(실제 사용하는 전력) 이외에도 선로 고장에 의한 전압저하의 보상이나 발전단과 부하단 간 전압·전류 위상차로 인한 유효전력 전송 능력 감소를 메우기 위해 무효전력이 필요하다.
송전선로 고장이나 발전소 탈락 등에 의한 과도한 전압강하는 광역정전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때 스태콤이 전력계통에 필요한 무효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전압을 일정수준 유지시킴으로써 문제확산을 막는다.
평상시에도 무효전력을 보상하기 때문에 송전 효율이 향상돼 장거리나 대용량 전송에 효과적으로 쓰인다. 한전은 2016년 2월말 현재 동해안 발전단 발전량이 7GW에서 2022년 22GW로 3배 늘어남에 따라 기존 설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요 변전소에 스태콤을 중심으로 유연 송전시스템(FACTS)을 구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충주·신영주변전소에 들어서는 스태콤은 단일 사업장 기준 세계 최대 시설로 GE, ABB와 입찰경쟁에서 효성이 낙점됐다”며 “송전 효율 극대화는 물론이고 전력계통 안정화에 크게 기여함에 따라 서울 수도권에 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독자 확보한 스태콤 상용 기술로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지난 1990년 말부터 스태콤 관련 기초연구를 시작해 지난 2006년 345㎸ 100Mvar 스태콤을 우리나라 최초로 개발, 미금변전소 등에 구축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사실상 글로벌 기업 독차지였던 대용량 스태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며 “스태콤이 전압형 HVDC 간 기술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래 전력망 사업 핵심인 HVDC 기술 국산화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콤(Static Synchronous Compensator)=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로 전력을 송배전할 때 손실 전압을 보충해 안정성을 높이는 설비다. 반도체 스위치를 이용한 전력 전송시스템 핵심인 이 설비는 전력 흐름을 능동적으로 제어함으로써 기존 전력망 뿐 아니라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 발전량이 급변하더라도 출력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돕는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