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을 내는 인광 유기발광소자(OLED)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보다 가볍고 얇다.
전력 소모가 적고 화질이 선명할뿐 아니라 구부릴 수도 있어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까다로운 공정과 비싼 몸값 탓에 아직 보급률은 낮다.
이태우 포스텍(POSTECH)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기존 인광 OLED와 비슷한 수준의 발광효율을 지녔지만, 훨씬 간단하고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한 ‘고효율 용액공정 지연 형광 유기발광소자’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단순한 공정과 낮은 생산비용에도 기존 18.3%에 그쳤던 발광효율을 24%로 크게 높여, OLED 시장 점유율 및 저가형 디스플레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OLED는 고가의 희토류 중금속을 포함한 인광 발광체를 기반으로 진공증착 공정을 통해 제작됐다.
인광 발광소자는 높은 효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다. 진공에서 발광물질을 가열 후 증착 과정을 통해 기체 상태로 기판에 코팅하는 제작과정이 복잡해 양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형광 발광체를 사용, 용액 공정으로 기판 위에 잉크를 바르듯 코팅해 박막을 형성하는 방법은 간편하고 저렴하지만 발광 효율이 낮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용액공정 과정에서 발광체의 뭉침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용매를 사용했다. 소자 표면에 발광층의 코팅이 매끄럽게 이뤄지도록 하고 박막의 균일도 및 발광 효율을 향상시켰다.
정공 주입층의 표면 성분 조절을 통해 일함수를 높여 정공 주입 효율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자 안에서 빛을 내는 역할을 하는 여기자(엑시톤)의 소멸을 최소화했다.
이 기술로 용액 공정을 통한 지연 형광 OLED 발광효율이 기존의 인광 OLED와 비슷한 수준까지 향상시켰다. 또 적색과 청색, 녹색 등 모든 빛을 낼 수 있는 발광소자를 최초로 구현해 기존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OLED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및 조명 산업에 직접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고가의 희토류 중금속이 필요치 않은데다 기존의 공정보다 손쉬운 공정으로 비슷한 수준의 발광 효율을 지녔다.
대량 생산을 통한 저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후속 연구를 통해 백색 발광도 구현이 가능해 지면 조명 산업에도 널리 응용될 수 있을 전망된다.
이태우 교수는 “간단한 공법과 형광 발광체 사용으로 생산 비용이 크게 줄어든 반면, 기존의 증착 공정을 통한 인광 소자에 뒤지지 않는 발광효율을 지닌 형광 소자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성과로 용액공정을 통한 저가의 유기발광소자의 제조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연구재단과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에 최근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