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란과 경제 협력 채널을 재가동하고,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란 경제 제재 해제를 계기로 수출 확대와 중장기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한 민관 총력전에 나선다.
정부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29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관계부처 합동 ‘제11차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경제공동위는 양국 주요 경제 협력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범부처 경제협력체다. 지난 2006년 10차 회의 개최 이후 10년 만에 재개된다.
경제공동위 개최는 그동안 위축됐던 금융, 산업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양국 협력의 제도적 틀을 다시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원회는 △금융·재정 △산업·무역 △에너지·자원 △건설·인프라 △보건·의료 △문화·ICT 6개 분과로 구성돼 각 분야별 협력 방향과 사업에 대해 심층 논의한다.
정부는 이란에 진출한 주요 기업과 기관으로 구성된 대규모 민간 경제사절단도 파견한다. 경제사절단은 39개 대기업, 6개 공공기관, 16개 업종단체, 27개 중소기업 등으로 구성됐다.
무역협회와 KOTRA는 현지에서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해 양국 투자 환경과 합작투자 등 협력방안과 금융지원, 에너지 개발 계획 등을 발표한다. 또 양국 기업과 기관 간 네트워킹과 일대일 무역상담회를 개최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를 계기로 원유 증산과 교역량 확대 등에 힘입어 경제 회복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란 실질GDP 성장율은 올해 5.1%에 이어 내년 5.5%로 전망된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란 산업광물무역부, 에너지부, 석유부 장관 등과 만나 정부 간 협력 확대와 우리 기업 현지 협력사업 참여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경제공동위 개최와 경제사절단 파견, 고위급 면담을 통해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보다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 대(對)이란 수출은 경제 제재 여파로 2013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해까지 계속 줄어들었다. 주요 수출 품목은 철강판, 자동차, 합성수지, 영상기기 등이다. 수입도 원유 물량 감축에 따라 2012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경제 제재 해제를 계기로 자동차, 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가 전망된다. 이란 자동차 산업은 외국 기업과 협력이 재개되면서 2년 내에 제재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자동차는 이란 국내총생산(GDP) 10% 이상을 차지하지만, 2012년 제재 강화로 연간 생산량이 160만대에서 70만대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의약품 생산분야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 의약품 관련 원료와 기계류 수입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이란과 경제 협력과 관련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주형환 장관은 이란 방문에 앞서 “이란과 경제협력 관계는 단기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몇십 년을 내다보며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교역을 늘리는 게 아니고, 경제 협력 기반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란 실질 GDP 성장율 추이 및 전망] (단위:%)
(자료:세계은행)
[대이란 연도별 교역 현황 및 증감율 추이] (단위:억달러, %)
(자료:한국무역협회)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