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민생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국회를 향해 맹비난했다. 그동안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고조된 안보위협에 상대적으로 국회압박을 자제해온 박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회를 향해 “자다가도 통탄스러운 일” “기가 막힌 현상” 등 격분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여야가 민생법안 처리 보다 20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 안을 먼저 처리한 데 대해 수차례 책상을 치며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은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더 늘려서 우리 청년들과 중장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뻔히 알면서도 법에 가로막혀서 그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 이거는 정말 자다가도 몇 번씩 깰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국회사 (입법을) 막아놓고 어떻게 국민한테 또 지지를 호소할 수 있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시대에 맞지 않는 노동시장 그 옷을 입고 너무나 고통스럽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 우리가 거기에 맞는 그 옷을 지어놓고 또 고통스러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도 노력해서 만들어놓고 준비를 해놓고 있는데 법이 가로막아서 이 옷을 입지 마라, 이 약도 먹으면 안 된다한다”며 “환자나 맞지 않는 옷을 껴입은 사람은 계속 고통스러운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또한 테러 불안도 경제살리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테러방지법 처리도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사회가 불안하고 어디서 테러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황에서 경제가 또 발전할 수가 있겠냐”며 “이게 다 따로따로의 일이 아니라 다 경제 살리기와 연결이 되는 일인데, 그 여러 가지 신호가 지금 우리나라에 오고 있는데 그것을 가로 막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인가”라고 질책했다.
이어 야당이 테러방지법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두고, “많은 국민이 희생을 치르고 나서 통과를 시키겠다는 얘기냐”며 “이거는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