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가 영국 런던 대중교통 결제수단 ‘오이스터(oyster)’를 품는다. 대중교통 서비스는 국내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 각 국이 대중교통 기반 모바일 결제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런던 오이스터 진출로 갤럭시 스마트폰 현지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3일 삼성과 영국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런던교통공사(TfL)와 업무협약(MOU)을 체결, 삼성페이와 오이스터 연계에 합의했다. 삼성페이 적용은 연내에 시작된다. 결제 방식은 오이스터가 사용하고 있는 RFID 호환을 위해 국내와 마찬가지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이 쓰인다.
TfL은 런던을 비롯한 영국 수도권 지역 대중교통망 운영 사업자로서 자체 결제 시스템 ‘오이스터’를 보유, 2003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오이스터는 지금까지 7000만장 이상 발행된 세계 최대 단일 대중교통 결제 시스템이다. 현금 사용과 달리 대중교통 요금 할인 혜택을 부여, 한 해에 런던 시민 900만명은 물론 200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구입해 사용한다. 런던 명물 2층 버스와 시영 지하철(언더그라운드 튜브, 오버그라운드), 내셔널 레일, 상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은 TfL과 먼저 손 잡은 애플페이에 맞불을 놓았다. 애플은 지난해 7월부터 애플페이에 오이스터 카드를 적용,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이용한 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이외 신용카드도 해외결제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오이스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교통요금을 쉽게 결제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영국은 삼성전자 서유럽 사업에서도 중요 시장이다. 독일, 프랑스와 함께 구매력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틱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수량 기준으로 32% 점유율을 기록, 전년보다 2% 하락하며 2위에 머물렀다. 1위 애플은 같은 기간 40%에서 45%로 상승했다.
오이스터 적용으로 삼성페이의 영국 내 범용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TfL에 따르면 런던 지하철과 버스 결제 수단 90% 이상이 오이스터로 대체됐고, 민영철도 업체에서도 오이스터 도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TfL은 영국공항(BAA)과도 제휴, 지난 1월부터 런던 개트윅 국제공항으로 오이스터 적용을 확대한 데 이어 최대 국제공항 히드로에서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요금은 NFC, 교통 시설 내 상점에서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으로 결제할 수 있어 애플페이보다 편리하다.
삼성페이의 교통카드 적용은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결제용으로도 사용 범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 이비카드(캐시비)와 시작한 국내 교통카드 서비스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사용해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즉시 결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앱을 띄워야 하는 애플페이와 차이가 난다. 일본 도쿄 스이카와 파스모, 프랑스 파리 나비고 등도 발행 규모와 거래액이 늘어 삼성페이의 잠재 협력 대상으로 꼽힌다.
<오이스터 카드 개요>
<2014~2015년 영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 스태티스틱, 수량 기준)>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