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원 가격이 20년 주기로 돌아오는 슈퍼사이클의 끝자락에 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주요 자원 가격이 2000년대 들어 16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면서 바닥을 찍은 후 다시 상승곡선을 탈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실에 따르면 최근 블룸버그 상품지수를 종합 분석한 결과, 현 원자재 지수가 슈퍼사이클 저점 상태에 진입했다. 산업혁명 이후 자원소비가 급속 확대되면서 나타난 사이클로 지금이 네 번째 찾아온 주기다. 이미 일부 자원종은 감산국면에 들어가면서 가격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자원 가격 슈퍼사이클은 약 20년 진동주기를 가진 곡선을 말한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해, 최저점에서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
지금까지 세계 자원시장은 총 네 번의 슈퍼사이클을 경험했다. 처음은 20세기 초반 대공황 발발 이전까지 미국 경제성장으로, 두 번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복구지출로, 세 번째는 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터졌다. 현재 사이클은 지난 2000년대 들어 중국 고도 경제성장으로 촉발됐다.
슈퍼사이클 분석이 업계 환영을 받는 것은 지금이 20년 주기 최저점에 들어섰다는 시각 때문이다. 반등만 남았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자원 가격이 하락하면서 메이저 자원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5대 메이저인 BHP 빌리톤, 리오 틴토, 프리포트 맥모란, 앵글로 아메리칸, 베일의 최근 5년간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다.
현재 슈퍼사이클 하락기는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시작해, 중국 경제성장 둔화세로 이어졌다. 하락세가 10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이제는 사실상 최저점이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원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성장세 둔화란 계속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20년 만에 도래할 반등기에 의한 기대감으로 투자와 개발, 거래가 되살아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런 작용으로 일부 가격 반등이 일어내기도 했다.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늦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자본 안전자산 이동과 자원 감산 조치 등에 대한 기대효과도 크다. 달러가 금리인상 지연으로 약세를 보임에 따라 상품 시장으로 자본이 유입, 자원가격 상승을 불러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구조조정과 감산은 지난해 글랜코어 동·아연 감축, 중국 기업 동·니켈 생산 축소 등으로 이미 진행 중이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를 제외하면 반등 신호가 약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과잉설비 조정에 따른 수급 조정이 예상된다”며 “가격상승을 동력으로 슈퍼사이클의 저점 탈출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5대 광물 메이저기업 5년간 주가 추이(단위:달러 / 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