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기어S2 못 알리는 삼성전자의 남모를 고민

스마트워치 ‘기어S2’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공들이는 전략 제품·서비스다. 원형 디자인 베젤에 오래가는 배터리 수명으로 출시 초반에 하루 2000여대씩 팔려나가는 등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 차별화 상품으로 꼽히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전시회를 비롯한 마케팅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어S2와 삼성페이를 적극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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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세계 39개국에서 모인 IOC 영 엠베서더 (Young Ambassador)들이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 위치한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를 방문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기어S2를 만날 수 없다. 12일(현지시각)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개막한 유스올림픽을 비롯해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어S2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는 ‘시계’로 분류돼 시계 부문 공식 후원사인 ‘오메가(OMEGA)’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결제’ 부문의 ‘비자카드’와 겹치는 삼성페이는 제약이 없다.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비자카드가 올림픽 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협력에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리우 올림픽과 함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후원하는 전자·정보기술(IT) 업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4년마다 찾아오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후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무선통신과 IT기기, 파나소닉이 TV를 비롯한 영상·음향(AV) 제품군을 각각 올림픽파트너(TOP) 자격으로 후원하고 있다.

평창 대회에는 파나소닉 TV가 공급된다. 2000년대 초반에 파나소닉이 국내에서 TV 사업을 철수한지 20여년 만에 들어오는 것이다. 2년여가 남은 만큼 모델과 도입 시기는 아직 자세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파나소닉코리아도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에 대해 후원 권리가 없어서 운영본부, 경기장, 선수촌 등 대회에 정식으로 들일 수 없다. 그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PC, HMD, 데스크톱, 노트북, 프린터 등 IT 제품뿐만 아니라 무선통신 장비를 독점 공급한다. 처음에는 휴대폰에 국한됐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4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만나 후원 범위를 확대했다. 계약 기간도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까지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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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0년까지 올림픽 공식 후원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오른쪽)이 17일 중국 난징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올림픽 후원 계약식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계약서에 사인한 뒤 삼성 태블릿PC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2014.08.17 / <삼성전자 제공>

IOC는 후원사 권리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IOC는 ‘올림픽에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공식 사용 가능 여부’에 대한 전자신문의 질의에 “올림픽 후원은 후원 범위에 따라 각 사에 독점권을 부여한다”면서 “삼성전자는 무선통신장비와 컴퓨팅장비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스마트워치는 IT 기기가 아닌 시계로 분류돼 올림픽에서 홍보 및 마케팅이 어렵다는 의미다.

IOC는 그러나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의 올림픽 기간 내 사용에 대해 “선수 개인의 사용까지 제재하는 건 아니다”면서 “종목에 따라 선수는 타사 장비를 사용할 수 있으며, 시계도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표]2016년 2월 현재 IOC 올림픽파트너(TOP) 후원사 (자료:IOC)

올림픽서 기어S2 못 알리는 삼성전자의 남모를 고민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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