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종합에너지 기업 첫발...원가 경쟁 우위로 불황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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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가 PDH플랜트를 준공하고 화학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불안한 프로필렌 시황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SK가스가 PDH(Propane DeHydrogenation·프로판 탈수소화) 플랜트를 준공하고 상업생산에 나선다. 기존 LPG 수입·유통 중심 사업구조를 벗어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서 첫 행보에 나섰다. PDH는 나프타 대신 액화석유가스(LPG) 일종인 프로판으로 석유화학 제품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외부 시선은 낙관과 우려가 교차한다. 해외 지분투자유치로 사업성을 인정받아 리스크를 최소화했지만 점차 공급과잉으로 치닫는 프로필렌 시황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가스는 오는 3월 PDH 플랜트를 준공하고 본격 상업 생산에 나선다. 3개사가 합작 설립한 SK어드밴스드가 사업을 맡았다. SK가스가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우디아라비아 화학기업 APC가 30%, 쿠웨이트 PIC가 25%를 확보했다.

SK어드밴스드는 지난 2014년 5월 착공해 현재 기계적 준공을 마쳤다. 프로필렌 생산능력은 연간 60만톤이다. 원료인 프로판 소비량은 70만톤 규모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LPG 소비량 9%에 달하는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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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그동안 LPG 수입, 유통에 치중한 SK가스 사업구조 변화의 시작이다. 화학 사업과 더불어 고성 등 국내 석탄화력 프로젝트로 발전 사업에도 진출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제품, 단열재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의 최초 원재료다. SK가스는 북미 등 일부 지역의 LPG 생산 증가에 따라 원료인 프로판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사업에 나섰다. 당초 APC와 공동사업에 나섰다가 올해 1월 PIC에 지분 25%를 매각해 3자 사업 구도가 갖춰졌다. 매각 대금은 1163억으로 SK가스는 올해 매각차익으로 194억원을 확보했다. PDH 사업성이 밝다는 긍정적 전망이 반영됐다.

하지만 사업 초기 고전 요인은 분명하다. 금융권은 PDH사업은 프로필렌-프로판 스프레드 악화로 초기 적자를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시스켐에 따르면 프로필렌 가격은 2013년 톤당 평균 1339달러에서 지난해 787달러로 주저앉았다.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아 이달 5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프로판 가격은 같은 기간 915달러에서 416달러로 하락해 수익은 나지만 마진폭이 크게 줄었다. 프로필렌 증설이 줄 잇는 것은 더 큰 부담이다. 글로벌 프로필렌 신규 증설 규모는 지난해 연산 1014만톤, 올해 385만톤 수준이다. 중국에서만 1000만톤의 프로필렌 신규 설비가 상업생산에 나섰다. 국내에선 효성이 30만톤 규모 탈수소화공정(PDH) 설비 가동에 들어갔고 에쓰오일도 사업을 준비 중이다. 공급 과잉 우려가 반영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일부 기업은 에틸렌의 수익으로 프로필렌 손실을 메우거나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프로필렌만 생산하는 SK가스는 위험성이 더욱 부각된다. SK가스는 당초 대다수 업체가 나프타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공급 과잉이 와도 프로판 원가 우위를 앞세워 공급과잉을 극복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저유가로 나프타 가격급락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SK가스는 공동 사업을 통한 원가 절감, 생산 효율성 제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APC는 이미 운영하고 있는 PDH 공장 운영 노하우를 제공한다. PIC는 원료인 프로판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원가 구조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로필렌이 공급이 늘어나며 시황이 다소 꺾인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에 나서는 SK가스가 사업에 최적화된 합작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기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K가스, 종합에너지 기업 첫발...원가 경쟁 우위로 불황 극복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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