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5000억원 규모 `파워유닛산업` 도전장

경상남도가 5000억원 규모 ‘첨단기계(파워유닛) 소재부품산업 육성 프로젝트(이하 파워유닛 육성사업)’를 추진한다. ‘파워유닛(Power Unit)’은 엔진, 터빈, 모터 등 기계 완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을 말한다.

현재 경남 주력산업이자 우리나라 기간산업이기도 한 기계, 항공, 조선, 자동차는 위기다.

2011년 기준 경남 기계산업은 전국 대비 매출 24%, 사업체수 15%, 종사자수 20%로 광역지자체 중 1위였다. 항공은 매출 81.6%, 사업체수 61%, 종사자수 70%에 달해 확고부동한 위치였다. 해양플랜트도 매출 50%, 사업체수 49%, 종사자수 50%에 달했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후폭풍으로 주력산업 상당수가 수출 부진에 매출이 하락하는 침체 상태에 놓여 있다.

경남 주력산업은 미들테크(Middle-tech) 위주다. 질보다는 양에 의존한 산업구조다. 대외 환경 변화와 함께 경남 제조업 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이다.

조선해양플랜트는 경남 지역산업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가적으로도 세계 수주량 1위면서 그간 수주 가격 35~55%를 차지하는 기자재의 80%를 수입에 의존했다. 자동차 또한 세계 생산량 5위, 엔진 국산화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엔진부품인 과급기, 연료펌프, 냉각펌프 등 핵심 제품과 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높다.

기술 고도화 수준을 나타내는 중저위 기술 기반 수출제품은 2000년 32.9%에서 2010년 62.1%로 크게 늘었다. 지역 제조업 부가가치와 성장률은 매년 감소 추세다.

노후한 산업 인프라와 R&D사업 부진, 고급 연구인력 부족도 지역산업 침체 요인이다.

창원국가산단은 조성 40년이 경과하면서 구조 고도화화 첨단화를 요구받고 있다. 2014년 경남 지역 국가 R&D투자는 7189억원으로 전국 대비 5.1%에 불과하다. 이공계 박사 비중은 전국 13위로 최하위 수준이고, 정주 여건에 대한 불만으로 고급연구인력의 외부유출도 심각하다.

경남은 주력산업 위기 돌파와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기반산업으로 ‘파워유닛’을 선택했다.

파워유닛은 첨단기계 소재부품 중 인체의 심장, 허파, 신장에 비유된다. 자동차, 항공기 등 내연기관 엔진, 랜딩기어, 구동모터 등 완제품(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제품이기에 완제품 가격의 평균 20%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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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파워유닛산업 육성 기반

파워유닛은 시스템과 요소부품, 기반 소재까지 설계부터 협력 개발이 이뤄져야 기술력 확보가 가능하다. 주문자 생산방식(OEM)으로는 완제품 개발·생산이 어렵다. 소재와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중소·중견 전문기업과 완제품을 생산·수출하는 대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기술 개발과 축적을 위해 대학, 연구기관과 기업지원기관, 지자체 간 연계 협력도 필수다.

현재 독일 등 파워유닛 선진국은 고효율, 고출력, 친환경, 소형 경량화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환경,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표시제, 유해물질 제한지침, 선박제조연비지수 정책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파워유닛 산업은 2013년 기준 생산액 22조1394억원이다. 이중 경남은 6조3505억원으로 28.7%, 종사자수는 6만6907명으로 전국대비 24.8%를 차지한다. 경남 파워유닛은 창원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집적화돼 있다.

경남이 기계부품소재 고도화와 전략산업 전체 경쟁력 강화의 기반산업으로 고부가가치 파워유닛산업 육성을 선택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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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재료연구소에서 열린 경남 파워유닛 육성사업 착수 보고회.

경남 파워유닛 육성사업에는 파워유닛을 생산하는 대기업과 관련 소재부품 전문 중소·중견기업, 재료연, 전기연, 세라믹기술원 등 경남에 본원을 둔 연구기관, 경남도와 창원시, 경남테크노파크 등 지자체, 지원기관이 대거 참여한다.

사업 목표는 25개 파워유닛 선도제품 개발이다. 25개 선도제품을 만들려면 500여개 핵심 부품 개발이 뒤따라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10개 이상의 첨단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경남은 기반구축 1500억원, 연구개발(R&D) 3500억원을 투입, 지역 산·학·연·관의 전방위 협력 체제 아래 소재-부품-완제품 개발을 동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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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파워유닛산업 육성 전략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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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파워유닛산업 육성 계획

소재 개발은 철, 니켈, 티타늄 등 5개 주력 소재에서 고가 특수강, 내열·극한환경 소재, 고강도 경량 합금 등 10개 이상의 글로벌 리딩 소재를 개발한다. 중소·중견 전문기업이 이를 이용해 파워유닛에 적용할 500여개 핵심 부품을 만든다. 이어 대기업이 핵심 부품을 활용해 고효율, 친환경, 초소형 등 글로벌 파워유닛을 생산한다.

경남은 오는 2025년까지 현재 2개인 글로벌 파워유닛 선도제품을 25개까지 확보, 파워유닛 수출 비중을 25%에서 40%까지 높이고 1만개 이상 신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다. 예타 사업 신청은 오는 5월까지 수요조사와 각종 용역을 완료한 후 하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최만림 경상남도 미래산업본부장은 “파워유닛 육성을 위해 관련기관과 협약을 맺고 예타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연구기획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기계소재부품 원천기술을 확보해 경남을 글로벌 선도 기계소재산업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5000억원 규모 `파워유닛산업` 도전장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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