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욱렬 경상대 교수팀, 세포 손상 막는 동물세포배양기 개발

의약품 원료인 단백질, 항체, 호르몬 등을 생산하는 ‘동물세포 배양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술 개발 주역은 황욱렬 경상대 교수와 김주민 아주대 교수(이하 황 교수팀)다.

황 교수팀은 동물세포 배양기 내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기체 버블의 파열에 의한 세포 손상을 측정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 미세유체장치는 높이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구성된 미세 유로에서 일어나는 유동현상을 정밀 제어해 DNA, 단백질 및 세포 등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다.

동물세포 배양기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세포가 손상되지 않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포를 배양할 때 필수적으로 공급되는 산소 기포가 파열하면서 나타나는 신장 응력은 세포 손상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신장 응력을 제어하는 정교한 유동제어 방법이 없었고, 신장 응력에 의한 세포 손상 정도를 측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황 교수팀은 선행연구에서 십자모양 미세유로 중앙에서 신장응력에 의해 세포가 변형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이용해 신장 응력에 의해 세포 손상을 측정하는 미세유체장치 제작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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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반응기에서 발생하는 신장유동 모사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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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구간에서 신장 응력을 겪는 세포와 세포생사판별 예시. 노란 색 원으로 둘러싸인 세포는 죽은 세포. 십자구간 내의 정체구간에서 세포는 강한 신장 응력을 받기 때문에 왼쪽 그림과 같이 타원형으로 늘어나게 되며 이 과정이 심해지면 손상을 받게 된다.

기존 연구로 기포 파열에 의한 신장응력은 기포 크기가 작을수록 증가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지나치게 작은 기포 발생은 세포 손상을 촉진하므로 기포 크기는 특정 크기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황 교수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세포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최대 기포크기를 구했고, 동물세포 배양기에서 기포 크기 제어기법을 적용해 세포손상을 줄였다.

실제 세포 배양 시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확인하고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의뢰해 기존 동물세포 배양기와 미세유체장치 도입한 새로운 동물세포 배양기 비교 실험을 실시했다.

결과는 미세유체장치를 도입한 동물세포 배양기가 기존 대비 높은 생산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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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량에 따른 세포생사판별 시험 및 신장응력 결과. 각 유량별로 신장유동을 격지 않은 통제집단(파란색 바)과 신장유동을 겪은 집단(빨간색 바)의 세포 생존율(cell viability)이 나타나 있다.

치료용 항체(IgG) 단백질의 경우 기존 동물세포 배양기는 리터 당 112mg을 생산했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배양기는 126mg을 생산했다.

김주민 교수는 “미세유체장치는 사전에 세포 손상 조건을 확인할 수 있어 동물세포 배양기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 기술은 세포 손상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인공 심장 개발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 연구성과사업화지원사업 지원 아래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 화학회 발행 학술지 ‘랩온어칩’ 2016년 신년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진주=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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