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 해외 이전?` 대체 생산기지 찾는 중소기업 `전전긍긍`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남북 간 긴장상황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 중소기업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체생산지 마련에 나섰다. 국내 생산기지는 물론이고 해외 생산기지까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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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관련 긴급 회의 사진. 왼쪽부터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개성공단 운영이 전면 중단된 이후 지난 15일 KOTRA 해외 무역관 홈페이지(자카르타 무역관)에 기업 공장 이전 관련 문의 글이 올라온 것이 확인됐다.

개성공단에 생산기지를 둔 중소기업 대부분이 원청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납기 지연에 따른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시급하게 국내외 생산 대체기지를 찾는 것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이 주로 신발이나 의류 등 섬유·봉제기업으로 생산 환경이 비교적 비슷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지역 공장을 문의하고 있다.

이는 남북경협보험에서도 보상하지 않는 손실분으로 중소업체 사정은 더욱 절박하다.

이희건 나인 대표(경기개성공단사업 협동조합 이사장)는 “자체 브랜드 생산이 아닌 주문자상표부착(OEM) 제품은 브랜드 신뢰가 있기 때문에 당장 제품을 생산할 대체기지를 찾아야 한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국내에 대체 생산기지를 만들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단시일 내 되는 것도 아니고 인력이나 설비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나인은 주로 자체 속옷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10% 정도다. 나머지 90%는 OEM 계약을 통해 개성공단에서 생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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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나인은 자체 브랜드 `시스브로`가 있지만, 총 생산의 90%는 주문자상표부착(OEM)제품으로 주로 개성공단에서 생산했다. 사진은 시스브로 생산 모습.

신동호 상명대 보험경영학과 교수는 “남북경혐보험은 개성공단에 남겨둔 완제품이나 원자재 손실은 물론이고 원청업체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입는 영업 손실은 보상하지 않는다”며 “기업 손실로 바라보면 이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지원기관 측에서는 기업 감정을 고려해 아직 해외 대체 생산기지 관련 정보나 추가 지원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섣불리 해외 대체 생산기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근본적 대책도 아니며, 아예 회사를 옮기라는 제안으로 보일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중장기 차원에서라도 해외 생산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잠정 중단인지 완전 폐쇄인지 차후에라도 풀릴 수 있을지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대체 생산기지를 찾는 것이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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