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이 개발한 컴퓨터 바둑기사 알파고가 한국 바둑천재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이는 금세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알파고는 이미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 진행한 대국에서 승리했다. 컴퓨터가 인간 프로 바둑 기사를 이긴 첫 사례다.
알파고는 인간 프로바둑 기사 3000만 기보를 딥 러닝 알고리즘으로 학습했다. 단순히 게임을 이기기 위한 규칙을 주입하는 것에서 벗어나 성공·실패 사례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적용했다. 이는 바둑 이외의 다양한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머신 러닝은 인공지능(AI) 가운데 하나다. 컴퓨터가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를 뜻한다. 구글, 페이스북, 바이두 등 정보통신(IT) 공룡들은 머신 러닝 관련 회사에 천문학적 투자를 진행한다.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머신 러닝 기술을 경쟁하듯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머신 러닝이 백화제방(百花齊放) 시대를 맞이했다.
머신 러닝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 적용됐다. 온라인 쇼핑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통상 상품 판매자는 상품 선별(Selection) 과정에서 카테고리별 트렌드 상품은 무엇인지, 어떤 상품을 공급하면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상품 진열(Display) 단계에도 머신 러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에 따라 의도를 파악해 수백~수천개 상품 가운데 가장 연관성이 높은 상품을 도출한다. 사용자는 이 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간편하게 화면 상단에 노출된 상품을 선별할 수 있다.
실제 모바일 홈쇼핑 포털 애플리케이션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는 이미지 분석 기술을 이용, 상품 카테고리 정보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있다. 검색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상품 노출 위치와 클릭 정보를 기반으로 실시간 검색 노출 순서를 조정한다.
이 밖에도 여러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널리 제공하는 △연관 키워드 △인기 쇼핑 키워드 △오타 교정 등이 사용자 검색로그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서비스다.
머신 러닝은 앞으로 개인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사용자가 특정 상품 브랜드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판매자는 연령대, 성별, 구매 이력 등을 분석해 다양한 노출 마케팅 전략을 펼 수 있다. 고객 연령대, 성별, 구매 이력에 따라 추천 상품을 변경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자동으로 사용자와 판매자를 연결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머신 러닝은 앞으로 1~2년 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머신 러닝 알고리즘은 우리가 일상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쇼핑 서비스에 적용됐다. 사용자가 피드백한 방대한 데이터 조각이 알고리즘을 거쳐 새로운 정보로 거듭나면서 한층 정확하고 편리한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다.
데이터와 서비스는 연일 쏟아지고 있다. 수많은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소비자 사용 경험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은 물론 기술 혁신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는 사업자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은 자명하다.
남상협 버즈니 대표 namsangbo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