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 성능 개선 기술 개발 2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리튬전지 성능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술 2개가 개발됐다.

강원대와 성균관대 연구진은 물을 이용해 리튬2차 전지 성능을 현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KAIST 연구진은 차세대 리튬-공기전지 촉매를 대량생산할 길을 텄다.

2개 기술을 소개한다.

◇물이용 리튬2차전지 성능 2배개선

조용훈 강원대 교수와 엄지현 성균관대 연구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일반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물을 이용한 리튬이차전지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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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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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교수

물을 얼려 얻어낸 다공성 금속 구조체에 고용량 전극소재를 코팅하는 방법으로 리튬이차전지 일체형 전극을 확보했다.

시험결과 기존 흑연 음극 단위질량당 전하량 372mAh/g(그램당 미리암페어아우어)에 비해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 750mAh/g의 용량을 얻는데 성공했다.

최근 화석연료를 대신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개발 사업, 예를 들어 전기 자동차와 같이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저장장치인 리튬이차전지 소형화, 경량화, 고성능화가 요구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존 고용량 배터리는 충전 또는 방전 시 많은 리튬 이온을 저장하기 어렵다. 또 기존대비 최대 4배에 달하는 전극 부피팽창으로 전기적 합선(단락)과 급격하게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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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주석이 코팅된 3D 구리 다공성 전극.

연구진은 물에 녹인 금속 분말을 얼렸다가 얼음만 제거해 다공성 금속 구조체를 얻는 `프리즈 캐스팅` 법을 활용해 고용량 전극 소재를 새롭게 개발했다.

일체형 전극으로 만들어 전극 구조 안정성도 확보했다.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50회 이상 충전 및 방전 후에도 용량이 떨어지지 않고 g당 750mAh 이상 안정적으로 출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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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성 전극을 제조하기 위한 프리즈 캐스팅과 졸-겔 합성 모식도.

조용훈 교수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뿐아니라 휴대폰, 노트북 등 소형 정보통신 장비 전원장치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 판 1월4일자에 발표됐다.

◇차세대 리튬공기전지 원천기술개발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리튬-공기전지 핵심인 촉매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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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튜브 촉매가 사용된 리튬-공기전지 구성.

리튬-공기전지는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촉매활성이 뛰어난 루테늄산화물(RuO2)과 망간산화물(Mn2O3)이 균일하게 분포된 이중 나노튜브 구조를 손쉽게 대량 제조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리튬-공기전지 제조에 적용했다.

리튬-공기전지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용량이 10배 이상 크다. 대기 중 산소를 연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장치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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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공기전지의 구동 원리.

그러나 방전 시 생성되는 고체 리튬산화물(Li2O2)이 충전 과정에서 원활히 분해되지 않아 전지 효율 및 수명특성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다.

연구진은 루테늄과 망간 전구체가 녹아 있는 고분자 용액을 전기 방사했다. 누에가 실을 뽑듯 고분자 용액을 재료로 삼은 실을 뽑아내 루테늄-망간 전구체 기반 고분자 복합 섬유를 합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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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테늄산화물-망간산화물 코어-쉘 나노튜브 및 이중 나노튜브 미세구조.

이 섬유를 고온 열처리하면 거푸집 역할을 하는 고분자 템플릿(Template)이 타서 없어지고, 루테늄산화물 및 망간산화물의 이종 물질이 함께 복합체를 이루는 이중튜브 구조 촉매가 완성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중 튜브는 직경 220㎚ 외부튜브와 80㎚ 내부튜브로 이뤄져 안쪽 및 바깥쪽 벽이 동시에 촉매 반응에 참여할 수 있다. 비어있는 공간이 많아 가볍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은 초기 충전 및 방전 시 과전압 차이가 약 0.8V 이내여서 안정성도 확인됐다. 기존 탄소재 사용시 과전압은 약 2.0V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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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테늄산화물-망간산화물 코어-쉘 나노튜브 및 이중 나노튜브 형성원리.

연구진이 보유한 전기방사 기술은 고분자, 금속 전구체가 포함된 용액을 전기적 인력으로 연신(한쪽으로 당겨 늘리는 작업)시켜 수십에서 수백 나노 직경 나노섬유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쉽게 기능성 나노섬유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 수처리용 필터, 황사 마스크, 마스크팩 소재, 바이오 필터 등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김일두 교수는 “리튬-공기전지 충전 및 방전에 이상적인 촉매구조 디자인을 만든 것”이라며 “생산 공정이 매우 손쉽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윤기로 박사과정 연구원이 이 연구논문 제1저자로 참여했다. 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Korea CCS R&D Center)와 현대자동차 지원을 받았다.

연구결과는 나노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월 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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