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6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지며 13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증시도 영향을 받아 폭락장세를 연출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격랑에 빠져들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24달러(4.5%) 하락한 배럴당 26.21달러에 장을 마쳤다.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내 원유 재고 증가가 하락을 이끌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업체 젠스케이프는 지난 9일 기준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42만5000 배럴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실이라면 쿠싱 원유 재고는 역대 최고치를 2주 연속 경신한다. 지난 5일 에너지정보청(EIA)도 오클라호마 주 커싱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65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고 발표한바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78센트(2.53%) 내린 배럴당 30.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 현물유가도 전일보다 0.12달러 하락한 배럴당 26.0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20달러대에 진입했다 반등해 3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안정세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공급과잉 심화로 구매 심리가 냉각됐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쳐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의 추정에 따르면 20일 기준 4주간의 OPEC 원유 수출이 전월대비 44만 배럴 증가했다. 모건스탠리는 공급과잉으로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올해 브렌트 평균 전망치를 기존 49달러에서 30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에서 40달러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와 증시 동조화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미국 뉴욕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4.56포인트(1.60%) 하락한 1만5660.1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78포인트(1.23%) 내린 1829.08에 장을 마쳤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